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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시인·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지난 3월 17일 큰 아들 결혼식을 치렀다. 그리하여 며느리라는 이름의 새 식구를 일가친척과 친지들의 축복 속에 공식적으로 맞아들이게 되었다. 딸이 없는 우리 부부에게 며느리는 곧 딸이자 집안에 새로운 주인공의 등장을 의미한지라 기쁨도 크고 기대 또한 자못 크다. 선인들이 혼인을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한 의미를 30여 년 전에 결혼하여 두 아들을 낳고 키우다가 큰 아들의 혼례를 치루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으니 아둔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돌이켜보면 아들에게 한없이 부실한 가장이었다. 가난한 맞벌이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나 젖먹이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야 했고 야근과 특근이 많아 해외여행은커녕 동물원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나 게임조차 함께 하지 못했었다. 어디 그뿐이던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변변한 학원도 못 보내고 대학 다닐 때 용돈 한 번 후하게 못줘본 아들이었는데 신혼집마저 폼 나게 사주지 못하고 전셋집에 살게 하니 아들에게 미안하기 그지없다. 그런 가운데에도 올곧게 자라 건실한 청년이 되어 예쁜 신부까지 맞아들이니 한편으로는 고맙고 대견하다.

그러나 부모 눈에는 아직도 설익고 부족하다 싶던 아들은 혼례 날 하객 앞에서 기타를 치며 마치 동화 속 왕자처럼 늠름하고 멋지게 신부에게 바치는 노래를 불렀고 개선장군처럼 신데렐라와 함께 인도양의 몰디브라는 섬나라로 허니문을 다녀왔다. 양가에서 하룻밤씩 묵고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성묘를 마친 아들 내외는 직장이 있는 인천 신혼집으로 갔다. 그렇게 그들은 부부의 연을 맺고 여느 사람들처럼 자신들의 힘과 의지로 이인삼각이 펼치는 결코 녹녹치 않은 가정과 인생이란 넓은 바다에 출항의 돛을 올렸다.

서로 좋아서 한 결혼, 서로의 장점과 매력에 이끌려 맺은 인연,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그 완성을 향한 시작이라는 것을 그들도 곧 깨달게 될 것이다. 그들 앞에는 순풍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출산과 육아, 집장만, 자녀교육, 직장과 가정의 조화, 의사결정 과정에서 올 수 있는 가치관의 충돌 등 그들의 항해에는 이처럼 함께 넘어야할 칠흑 같은 어둠과 높은 파고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모든 부모 마음이 그리하듯 참으로 잘 살기를 바란다. 우선은 둘이 건강하게 알콩달콩 살아야 한다. 어차피 넘어야 어둠과 파고라면 둘이 합심하여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더러는 인내하고 더러는 정면 돌파하는 지혜와 뚝심을 발휘했으면 한다. 그리하여 가문의 화목과 번성에 기여하고 나아가 지역과 사회라는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복된 가정을 이루어 나가기를 희원한다.

그런 소망을 담아 아들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을 일가친척과 여러 친지들에게 했다. 본시 청첩이란 받는 분에게 님의 애경사에 이 몸도 함께 하겠다는 함의가 담겨있는 공개서한이다. 부조 또한 되갚음이란 보은의 정신을 담고 있는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그럼에도 혹여 청첩으로 인해 부담을 가진 분이 계셨다면 널리 양해를 구한다. 바쁜 주말에 귀한 시간을 내어 여러 가지로 번거로운 성당 결혼식에 참여해 주신 분들과 참으로 분에 넘치는 축하지정을 보내주신 고마운 분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청첩도 하지 않았는데 소문 듣고 왔다는 직장의 대 선배님들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인연 맺은 분들에게 충정어린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오랫동안 고락을 함께 했던 충북도청 후배님을 비롯한 충주시청, 영동군청, 충북테크노파크 직원들의 따뜻한 사랑과 격려에 감사와 보은의 지정을 보낸다.

한 세대가 이렇게 결합해서 대를 잇고 또 물려주는 결혼이라는 신성의식! 분명 인륜지대사임에 분명함이라. 산과 들에는 나목들에 물오르는 소리가 요란하니 분명코 봄이로다. 봄아 왔다 갈 요량이면 꽃과 벌·나비도 춤추게 하고, 세파에 시달리는 인간들 마음속에 꿈과 새 희망의 기운을 불어 넣어 저마다 사랑과 화평으로 거듭나게 하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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