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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은

보은경찰서 명예홍보경찰(보은고 3년)

"처음에는 그냥 놀리는 수준이었어요. 원래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라 아무 말도 못했는데…. 그 애들이 저를 만만하게 보기 시작하더라구요. 자기들 심심할 때마다 와서 나를 건드렸어요. 발로 툭툭 차고, 욕하고, 그걸로도 모자라 내 용돈을 빼앗고, 왕따시키고…. 도와주는 친구는 한 명도 없이, 정말 악몽 같은 나날들이었죠. 부모님에게 말씀드린다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었어요. 가뜩이나 바쁘신데다가 그분들을 속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선생님요? 뻔하죠 뭐. 어차피 한 번 혼내고는 말았을 거에요. 그 애들의 화풀이야 내 몫이 될테고…. 그래서 그냥 참았어요. 나 혼자 꾹 참는 수밖에 없었어요."

학창 시절.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모인 공간이면 으레 그렇듯, 교실은 언제나 떠나갈 듯이 시끄럽다. 왁자지껄하다. 한창 활기차고 생기발랄한 청소년들이 한 데 모여 모르는 것을 배우고, 든든한 교우 관계를 다지는 공간에 즐거움이 떠날리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의 학창 시절은 대부분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기억 속에 남는다. 물론, 보통의 이야기다.

분명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야 할 시기인데, 그 끝자락이 악몽으로 물든 사람들 또한 분명 있다. 바로 따돌림과 학교 폭력의 피해자들이다. 가해자는 까맣게 잊어도 피해자는 평생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마음의 족쇄, 학교폭력! 피해자가 또 다시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얼마 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이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장기간 지속된 폭력을 견디지 못한 피해 학생이 절절한 마음을 담은 유서 몇 장만을 남긴 채 차가운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한창 꿈 많을 나이에, 죽음을 잘 알지도, 알아서도 안 될 나이에 그렇듯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그러나 곧, 밝혀진 중학생에 불과한 가해 학생들의 피해 학생에 가한 끔찍한 폭력 사실은 모두를 경악케 했다.

고문!

그것은 고문과도 같은 괴롭힘이었다.

보고 싶은 부모님의 얼굴,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미처 다 보지 못한 만화 영화까지 등지고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할 만큼 끔찍한 고문이 소년을 괴롭혔다.

소년은 끝내 자살했다. 그리고 지금 그 책임 소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해 학생들, 소년의 담임, 심지어는 소년의 부모님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 여부에 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진짜 범인을 찾기에 혈안인 상황이다.

그러나 책임을 묻기에는 우리들 모두 떳떳할 수 없다. 사실, 소년의 자살로 인해 기어코 수면에 떠오른 이번 사건 외에도 학교폭력은 늘 빈번한 일이었다. 피해 학생들의 불신이 확산 될 만큼 학교 폭력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있을 뿐이었다.

숨겨진 범인은 어디에든지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노력으로 살릴 수 있었던 작은 목숨이 끝내 스러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이 부디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끝내 터진 소년의 한 맺힌 설움을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편지, '유서'에서 발견하는 일 말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그 목소리를 대신해야만 할 것이다. 슬픈 피해자가 생기는 일이 다시는 없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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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