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4.01 18:10:2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재석

단양군선관위 지도홍보계장

최근 세간에서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창신 역, 김영사)이 유명하다. 또 교육방송(EBS)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하버드 대학 강의를 방송하기도 했다. 이 책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옳은 것은 무엇인가, 옳은 일은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삶의 근본적인 물음을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의를 세 가지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 첫째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것, 둘째는 개인들의 선택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것, 세 번째는 개인들이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을 정의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오는 4월 11일 총선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즈음에서 선거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과연, 선거에 있어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에 대한 이해 방식 중 그 첫 번째의 공리주의적 이해나 두 번째의 자유주의적 이해보다는 세 번째의 공동체주의적인 이해에서 선거의 정의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물론, 선거일에 투표를 하는 것과 하지 아니하는 것은 유권자의 자유이다. 그리고 만약 유권자가 바쁜 일 등의 이유로 투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이러한 유권자의 선호나 선택 또한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의사표현의 한 종류이기에 존중하여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선거란 무엇인가? 선거란 대의민주주의 제도아래에서 사회 각 분야에 발생하는 공공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을 대신할 일꾼을 선출하는 절차인 것이다. 따라서 임기만료 선거일을 휴일로 보장하는 공휴일에 잠시 시간을 내 투표소에 들러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은 소위 공적인 일에 관심이 없거나 적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혹자는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다고 하면서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역설할지 모른다.

그러나 투표하지 아니한 사람이 과연 투표한 사람이 뽑은 정치인의 잘못된 정책이나 업무에 대하여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 해볼 일이다. 그리스 아테네의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연설은 귀 기울일만하다. 그는 "공공문제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해서 나라에 해를 끼치는 사람은 아니겠지만, 그러한 사람들을 아무런 쓸모도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은 오직 우리 아테네인들 뿐이다. 우리들 가운데 정책수립가는 물론 소수이겠지만 우리 아테네 시민들은 모두가 건전한 정책 판단자들이다"라고 연설했다.

물론, 그리스 아테네는 직접민주주의 방식이었으므로 그 당시 자유민이 지니고 있었던 공공문제에 대한 시민적 덕성을 현대의 대의민주주의 체제에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긴 하다. 그러나 페리클레스가 공공적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시민적 덕성을 역설한 것에 대해서는 현대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한번쯤은 되돌아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선거가 공적인 성격을 가진다고는 하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거가 결코 공적인 성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후보자가 어떤 정책을 제시하는 지 그리고 어떤 후보자가 당선되는 지에 따라 자신이 속한 계층이나 그룹이 세금을 얼마나 더 낼 것이냐, 수수료를 얼마나 더 낼 것이냐, 육아 보육비를 지원 받을 수 있느냐 등 개인적인 문제와도 결부된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4월 11일 선거일에 잠시 투표소에 들려서 각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수많은 공약 중에서 어떤 것이 참 공약인지, 어떤 사람이 우리의 대리인으로 적합한지를 판단하여 투표를 하는 건전한 정책 판단자가 되어 주기를 간곡히 소망해본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