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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3.18 16:25: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재은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해마다 대학 캠퍼스는 3월이 되면 온갖 세속의 시름이 사라지고 꿈과 희망, 그리고 생동감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공간이 된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갖 입학한 신입생들이 선배들을 따라 캠퍼스 구경을 다니고 동아리들이 신입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부스를 차려놓고 진지하게 설명하는 모습들이 아름다울 뿐이다. 대학입학 후, 처음 선배들을 만나 인사하고, 동아리에 가입해서 세미나를 하곤 한 지가 벌써 25년 이상 훌쩍 지났음에도 대학생활의 모습은 별반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들어와서 경험하는 생활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신세계일 뿐만 아니라 경이롭기까지 할 것이다.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무한한 희망을 만들어 가는 곳이기에 대학은 언제나 봄날인 것이다.

몇 년 전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UNC)에 갔을 때다. 9월 초 미국 대학의 모습은 우리의 3월과 다르지 않았다. 신입생들이 선배들을 따라 줄을 맞춰서 캠퍼스를 구경하고 설명을 듣는 모습이나 저녁에 맥주 파티를 열어 신입생 환영회를 열어주는 모습 등이 무척 낮 익었다. 또한 장학금 제도나 기숙사 제도가 잘 되어 있어 신입생 전원이 생활비 걱정이나 큰 경제적 부담 없이 자신들의 포부를 키워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부러웠다.

3월 초, 개강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학생이 찾아왔다. 얼굴이 약간은 상기된 채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수업에도 열심히 참여해서 얼굴과 이름도 익히 알고 있는 성실한 학생이었기에 새 학기 첫 만남이 반가웠다.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까지 TOEIC 900점을 넘기로 약속했던 학생이었다. TOEIC 910점을 받아, 교수님과의 약속을 지켰기에 TOEIC 점수를 받고는 가장 먼저 찾아왔던 것이다. 잘했다는 칭찬과 격려를 한 후, 학생과 새로운 약속 두 가지를 했다. 첫째, 올 여름방학 동안 950점을 넘길 것. 둘째, 졸업하기 전에 전 과목 A+학점을 받을 것. 지난 학기, 한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을 모두 A+를 받았다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난 학기 A+학점을 주지 않았던 사람은 바로 나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미안해서라도 두 번째 약속을 만들게 된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자신의 꿈과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스무살 청춘들이 꿈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고 걱정을 하지 않으면서도 놀 공간, 잠잘 공간, 공부할 공간에서 과감하게 세상을 치고 나갈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충북학사와 청람재가 인기가 매우 높다. 충북출신의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서 공부하는데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인재양성을 하는 기숙사의 입사경쟁률이 높아졌다. 특히, 청람재의 경우에는 충북 출신여부를 떠나 청주, 청원 지역의 대학에 다니는 타 지역 학생들에게 까지도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 반갑다. 요즘 신문, 방송 등에서 연일 가계부실 위험 관리 경고와 같은 보도가 나오고 있다. 또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학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착잡해진다. 그동안 각 대학에 나눠줘서 대학들이 학생에게 제공하던 장학금 예산을 줄여서 만든 교육과학기술부의 국가장학금처럼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부끄러운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지역 인재들이 다른 걱정 없이 대학생 기간 동안만이라도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충청북도와 청주시 등 자치단체들이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기숙사와 장학금 제도를 개선하고 확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제2, 제3의 기숙사를 만들고 생활 장학금까지도 만들어줘야 한다. 최근 도의원중에는 기존 학생들의 혜택을 줄이고 기숙사비를 높여 다른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줘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가 있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임시변통 정책으로 인해 우리 학생들이 불안해서 공부를 못할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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