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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삼

한화증권 청주지점 차장

고향에 가면 이웃집 어른들을 찾아 뵙고 인사드릴 생각에 동네 마을회관을 자주 찾곤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곳은 화투, 윷놀이, 노래 등 갖가지 재미난 일들이 많아서, 어른들이 매일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 중 유독 눈길이 가는 할머니가 계신데 워낙 웃음 소리가 크고 입담이 좋으셔서 주변에 대여섯 어르신들이 항상 따르는 회관의 대장격인 올해 85세가 되신 할머니다. 나를 보면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 있다. '늙으면 빨리 죽어야지 ' 십여년째 듣고 있는 말이다. 아무리 농담조의 우스개 소리라지만 해가 다르게 몸이 불편하고 늙어가고 있음을 한탄하는 푸념으로 가는 세월을 잡고 싶은 원망과 아쉬움이 절절하다. 오래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은 사람 누구에게나 간절한 소망인 것이다.

기원전 중국의 진시황제는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으로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세상 곳곳에 신하를 보냈다. 세상을 다 가졌어도 해결하지 못한 게 있었으니 바로 오래 살고자 하는 욕구 단 하나였다. 세상 온갖 부귀영화를 누린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자 시황제도 영원한 생명을 간절히 꿈꾼 연약한 인간이었다. 수천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고픈 인간의 욕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문명의 진화와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제 환갑(還甲) 은 노인이라고 할 수 없는 젊은 나이이며, 오래 살았음을 축하하며 동네 잔치를 했던, 우리 부모님 세대의 예전 풍속도 이제는 낯설기만 하다. 요즘은 환갑이라는 의미가 인생의 새로운 후반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균 수명이 높아진 오늘날에는 차츰 환갑의 의미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최근 고령화 사회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릴 정도로 노인인구가 많아졌다. 그만큼 노인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노인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요즘 노인들은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자식과 함께 살겠다고 하는 경우가 드물다. 자식 또한 결혼 후 세대간 불편함 때문에, 부모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게 현실이다. 실상이 이렇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사이의 끈끈한 유대가 점점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서구식 핵가족 제도를 받아들임으로써 잃어야 할 대가 치고는 혹독하다. 또한 생활에 쫓기다 보면 아이들 얼굴 볼 시간도 없다. 예전처럼 집안의 어른인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라면서 자연스레 예의나 삶의 지혜를 배우지도 못하고 부모의 보살핌도 받지 못하니 정서적으로 온전할 리 없다.

우리들 부모세대는 이제 막 노령 계층으로 분류가 되어 부모 부양 및 자녀 교육으로 수입의 대부분을 지출하였기에 정작 당신들의 노후를 대비하지 못한 세대이다.

예전에는 부모공경이 당연이 우선 순위였는데, 요즘은 내 자식부터 챙기니 핵가족 사회가 부른 고령화 소가족화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점점 더 노인을 소홀히 여기진 않나 싶은 반성을 하게 된다. 부모의 자식 사랑만큼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 또한 극진해야 한다. 또한 국가는 노인이 질적으로 향상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실효적인 계획을 빨리 세워야 할 것이다. 눈앞에 성큼 다가온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노인복지 정책을 국민적 관심 속에서 재정비하여 경제산업의 발전속도와 비례하도록 노인복지 수준을 끌어올려 정신과 물질이 풍요로운 100세 시대를 꿈꾸게 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스트라이커를 꿈꾸는 인생 후반전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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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