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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석

주성대학교 총장

요즘 국내 대학가는 건국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오는 대학들의 비리, 탈법과 위법은 그야말로 상아탑이라는 대학의 신성성과 도덕성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특히 국내 고등교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학들의 경영, 회계, 인사, 연구 등 전반에 걸친 부적절한 사례들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학령인구의 절대 감소라는 인구경제학적 배경에서 시작된 대학 입학정원 감축 문제가 결국에는 반값등록금으로 이어져 학생들의 수학권 보장문제로 제기되더니, 대학의 구조개혁이라는 정책을 몰고 왔고, 여기에 가세하여 감사원 감사라는 전대미문의 대규모 대학 감사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 속에서 대학들이 지금까지 누려왔던 국민적 신뢰나 도덕적 정당성의 근간이 흔들리는 충격을 받았다.

역사적으로 보아 우리보다 대학의 역사가 긴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들도 위기는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유럽의 작은 지방 대학들이 300여 년의 전통에도 불구하고 1차,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대학의 지위를 상실한 사례가 있다.

이 대학들이 폐교가 된 데는 1차,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정치적 이유가 주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대적 · 사회적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근대 산업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세기적인 보수적 교육에 집착하였던 것이다.

반면에 같은 시기 미국 대학들은 실용적인 산업 기술의 연구와 보급이 절실한 사회적 요구에 따라 설립되어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세계적인 명문 대학이 되었다.

이로 보아 시대적·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학 이념을 정립하고 학사 운영을 개혁하는 대학은 발전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대학은 쇠퇴하고 결국에는 도태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대학들이 무엇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이러한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학의 이념을 정립하는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 '이념'은 어떤 단체나, 집단의 조직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를 말한다. 그러므로 국내의 대학들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를 새롭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대학의 이념과 운영이 시대적 · 사회적 변화에 따라 재정립되어야 하겠다.

우리는 근대적 대학교육 이념으로 이성적 합리성, 개체적 자아정체성, 주체적 자율성을 든다. 여기에는 사회 최고의 가치이자 덕목인 개인의 자유와 합리적 이성의 존중이라는 시대정신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헌법적 가치가 바로 학문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 대학은 '포스트모던 사회로의 변화', '지식 · 정보사회로의 변화'라는 두 축의 커다란 환경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학이념의 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트모던 사회로의 변화는 문화, 소비, 영상 매체 중심의 문화논리이자 생활양식의 변화로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의 이성보다는 감성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변화의 축으로서 지식 ·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는 정보처리 방식이 아날로그식에서 디지털식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포스트모던화, 지식정보화화 시대의 대학은 보편적 진리를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전하기보다는 학생 스스로 지식을 추구하게 하며, 정형화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서 자아를 완성하도록 해야 하겠다.

따라서 대학은 학생들의 창의적인 상상력을 중요시하여야 하고, 창의적인 상상력 계발과 함께 이를 발현시킬 개선된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해야 하며, 또한 다양한 문화활동 체험을 통해 사회의 소담론 생성 센터로 변화해야 한다.

최근 다수의 대학생은 대학생활에서 학술적인 지식 습득보다는 다양한 문화 체험활동에 더 관심이 많고, 대학에서도 지적 지능(IQ)보다는 감성 지능(EQ)이 뛰어난 학생에게 더 높은 평가를 하고 있으며, 기업 또한 다양한 문화 체험활동을 통하여 길러진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을 선호하고 있다.

대학의 주체인 교수들도 자율이라는 미명하에 지키고자 하는 폐쇄적 배타성을 과감히 버리고 학제적 입장에서 연구하고 수업에 임해야 하며, 학제적 공동 연구(Interdisciplinarity)나 팀 티칭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전공 영역과 학과 간의 경계를 허물어 인적 · 물적 자원의 공동 활용, 프로그램의 공동 개설 및 상호 인정 등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대학의 새로운 환경변화의 두 가지 축으로서 포스트모더니즘과 지식 정보화라는 소용돌이의 장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활동과 체험의 소담론이 학생들 스스로 자발적 참여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교수들의 학제적 연구 분위기가 활성화되는 토대를 구축하여 앞으로 대학 개혁의 기본 틀을 만들어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한국 대학들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은 우리는 대학이념의 재정립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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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