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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1.15 15:52: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노년의 아름다움

친절한 복희씨 / 박완서 저. -문학과지성사

여든이 가까워오는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그녀의 글에는 서울 깍쟁이 같은 새침함과 약간 이기적인 얄미움, 군더더기 없는 맛깔스러움이 묻어난다. 또한 일상인 듯 편안함으로 단숨에 읽어 내려가는 흡인력도 그녀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다. 단편모음집인 이 책은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3-40대 주인공이 아닌, 삶을 관조하는 노년이 주인공이면서 마치 에세이를 읽는 듯한 편안함이 있기에 행복했다.

첫 글인 <그리움을 위하여>는 사촌이면서 집안일을 도와주던 동생이 늦사랑을 하고 영감을 따라 삼천포로 갔을 때, 당장 밀린 집안일과 차례상 준비를 하면서 동생에 대한 끝없는 원망과 허전함으로 "인복을 놓친 나는 지금 얼마나 불쌍한가, 엉엉 소리를 내서 울어도 시원치 않을 것 같았다"는 화자의 솔직한 표현에 그만 웃음이 났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친절한 복희씨>는 중풍으로 몸도 잘 가누지 못하는 남편과 사는 복희 할머니의 이야기이다. 짧은 내용이지만 고단한 삶의 편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어쩜 이리도 한편 한편이 보석 같을까? 가끔 나이 드는 조급함이 느껴질 때 살포시 꺼내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작가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글의 현란한 아름다움, 노년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기도 했다.

넋살이 꽃과 생명수

바리데기/황석영 저. - 창작과비평사

유명한 설화 '바리데기'를 소설로 재탄생시킨 작가 황석영. 사투리가 많아 읽다가 포기한 <장길산>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 책을 읽었다. 무대가 북한이기에 역시 알아듣기 힘든 사투리가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쉽게 읽힌다. 설화의 바리데기처럼 주인공 '바리' 는 다소 주술적인 소녀이다. 어린 나이에도 동물과 말을 할 수 있고, 말을 못하는 언니와도 대화를 나눈다.

'던져라 던지데기 바려라 바리데기' 의 의미인 '바리' 그래도 행복했던 가족. 그러나 외삼촌의 납북으로 가족은 하루아침에 쫓기는 신세가 되며 뿔뿔이 흩어지고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혼란스러움에 잠시 멈칫하기도 했다. 돌아가신 할머니, 죽은 칠성이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바리는 토테미즘 신앙에 뿌리를 둔 설정이다. 사람들의 과거를 알게 되고 현재의 위험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다소 소극적인 설정이다. 현실에 적응하며 사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만 좀 더 자신의 장점을 살려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위기, 좌절로부터 견디게 해주는 희망, 기쁨이 넋살이 꽃이라면 삶에 있어서 생명수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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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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