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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호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사

집단 따돌림 등 학교폭력과 이로 인한 피해 학생들의 자살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 폭력은 오랜 악습이지만 최근 그 정도가 더욱 흉포화 되고 있어 거의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얼마 전 교과부에서는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실태를 설문지를 통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경찰에서는 학교마다 담당경찰을 지정하고 각계각층에서는 예방책과 해결책을 모색하기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1월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2006∼2010년 초·중·고 학교폭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가 갈수록 폭력 발생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전국 15개 시도 교육청이 집계한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2006년 3980건에서 2010년 7823건으로 5년 새 2배나 늘었다. 지역적으로도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증가추세가 관찰됐으며 충북지역도 같은 기간에 141건에서 201건으로 증가일로를 보였다. 원인은 가정교육의 부재, 폭력성 게임의 중독, 인명경시 경향 등 다양하게 분석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폭력의 일반화와 무감각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부처님은 법구경에서 "모든 것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 이치를 자기 몸에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라고 가르치신다. 폭력은 고통을 느끼는 어느 누구에게도 자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폭력은 남을 공포에 떨게 하고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게 한다. 폭력이 사라지면 곧 평화를 얻게 되고 이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자비의 실천이 필요하다. 폭력과 평화의 사이에는 인간의 의지에 의한 자비 실천만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이다. 특히 불교에서 폭력을 금지하는 대상에 있어서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모든 생명이 평등하다.

정초를 맞이해서 불가에서는 방생법회를 연다. 이것은 자비실천의 행동으로 살생하지 말라는 불교의 제 1계율의 실천을 넘어 능동적으로 생명을 구하고 존중하는 사상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가장 대표적인 행사이다. 불교 경전에서 가르치는 방생이란 '죽음에 처한 생명을 방편으로 구호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방생에는 생명체를 죽이지 않은 소극적 방생과 죽어가는 생명체를 살려주고 보살펴 주며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적극적인 방생이 있다.

예로부터 스님들과 많은 불자들이 여러 어류와 조류, 영장류 등을 방생하였으며 최근에는 단지 이러한 방생 뿐 만 아니라, 일부 사찰이나 단체에서 하고 있는 겨울 철새 먹이 주기나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해 풀어주는 형식의 방생을 실천한다. 또한 방생을 폭넓게 해석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베풂을 전하는 형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방생을 통해 정초에 모든 생명의 존귀함을 기반으로 하여 자비심을 실천하는 방생이 자신만의 공덕을 쌓는 것을 넘어 자연과 생명, 타인과 사회가 조화와 공생을 이룰 수 있는 마음을 지니게 된다.

마하트마 간디는 "불살생·비폭력은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그것은 최상의 법칙이다. 이것만이 인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비폭력을 믿는 사람은 살아 있는 신을 믿는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도 "모든 생명은 폭력을 두려워하고 행복한 삶을 사랑한다. 이 이치를 자기 몸에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죽게 하지 말라. 모든 생명은 행복을 바라는데 폭력으로 이들을 해치는 자는 자신의 행복을 구할지라도 결코 행복을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남을 괴롭히는 폭력의 근절을 위해서라도 청소년들에게 방생에 참여하는 계기를 주면 좋을 듯하다. 방생을 통해 생명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연민을 배워 이웃과 고통을 나누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고 모든 만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마음을 어려서부터 싹틔우는 것도 폭력을 근절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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