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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함지박 타고 아빠와 함께 '씽씽'

청주삼백리, 무심천서 '이색썰매대회' 개최1천500여 시민, 옛 추억 떠올리며 웃음꽃

  • 웹출고시간2012.02.05 20:00: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동심(童心).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꽝꽝 얼어붙은 논밭에서 하루 종일 뛰어 놀던 그 추억이. 썰매를 하나 집어 들었다. 쉰 살의 나이는 잊었다. 옆 자리엔 옛 동무들이 앉았다. '그래, 달려보자.' 얼마 못 가 중심을 잃고 쓰러진다. 그래도 좋다. 이 순간만큼은 나도 어린아이니깐.

5일 오전 청주 무심천에서 '이색 썰매대회'가 열렸다. 무심천 생태 모니터링 시민단체인 청주삼백리(대표 송태호)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부모와 아이들 1천500여명이 참가했다.

5일 청주 무심천에서 열린 이색 썰매타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과 학생들이 고무함지박, 세발 자전거 등으로 만든 썰매를 타고 경기를 벌이고 있다.

ⓒ 김태훈기자
경기에 앞서 몸 풀기 퀴즈가 나왔다. 무심천 유래, 길이, 다리 개수 등이 질문으로 던져졌다. 한범덕 시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제가 문제 하나 낼게요. '청주'의 신라시대 지명이 뭔지 아세요? 세 글잔데." 5살 남짓 된 꼬마가 자신 있게 손을 들었다. "'청주시'요"

역시 순수하다. 한바탕 웃고 나니 추위가 풀린다. 자, 이제부턴 본격적인 레이스다. 한 시장을 비롯해 연철흠 청주시의회 의장, 안혜자, 김기동, 김성택 시의원 등도 썰매 위에 올라탔다. "내가 왕년에 썰매 좀 탔단 말이지."

기자라고 질쏘냐. 부랴부랴 썰매를 하나 빌렸다. '직접 타봐야 제대로 된 현장르포를 쓸 수 있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

좀처럼 속도가 나질 않는다. 코너링도 꽝이다. 도심에서 자란 기자에게 썰매는 익숙지 않았다. "아저씨, 좀 비켜 봐요." 맹랑한 꼬마 녀석들의 핀잔이 들린다.

이럴 수가. 50~60대 아저씨들이 바람을 가른다. 시골에서 자란 아빠들의 화려한 레이스에 꼬마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육중한' 체구의 한 시장도 왕년의 실력을 뽐내며 중위권으로 골인했다.

몸 풀기 게임이 끝난 뒤 '이색썰매' 경기가 열렸다. 별별 썰매가 등장했다. 타이어, LP가스통, 의자, 세발자전거, 고무함지박 등을 널빤지 위에 얹었다.

썰매에 아이를 태우고, 부모가 앞에서 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세발자전거 썰매로 1등을 차지한 홍도희(40·청주시 흥덕구 수곡동)씨와 그의 딸 수연(5)양. 목도리 2개를 상품으로 받은 홍씨는 "딸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나왔는데 1등까지 하게 돼 기분 좋다"고 했다.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는 "내년에는 용평들, 정하들 같은 논에다 썰매장을 조성, 더 많은 시민들이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눈사람 만들기 대회, 민속팽이치기 대회가 이어졌다. 엄마와 딸은 예쁜 눈사람을 만들었다. 아빠와 아들은 민속팽이를 신나게 쳤다.

한동안 잊고 지낸 옛 추억. 도심에서 사라져간 옛 풍경. 그 아련한 추억을 5일 무심천 수영교 아래에서 되찾았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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