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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들 "한파 뚫고 행복 배달하러 갑니다"

빙판길 위험 무릅쓰고 업무 매진

  • 웹출고시간2012.02.02 19:48: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하루 앞으로 다가온 입춘(立春)이 무색하다. 추워도 너무 춥다.

그나마 청주가 낫다. 도내 유일하게 한파주의보다. 아침 기온이 영하 14.5도를 찍었다. 나머지 지역은 한파경보. 제천이 영하 23.8도로 2월 최저기온을 16년 만에 갈아치웠다. 보은도 21.9도로 종전 기록을 35년 만에 경신했다.

설상가상이다. 지난 31일부터 1일 새벽까지 내린 10㎝ 안팎의 눈은 아직도 얼어있다. 정말 외출하기 싫은 날씨다.

그래도 나가야 한다. 날씨 탓만 할 수 없다. 추우면 옷을 더 껴입으면 된다. 폭설이 내리면 맞으면 그만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빨간 오토바이'를 끌고 골목골목을 누비는 집배원들의 숙명이다.

2일 오전 6시. 경력 5년차 이종민(31·서청주우체국)씨는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내복에 방한 근무복을 입었다. 두꺼운 양말에 더 두꺼운 양말을 겹쳐 신었다. 목도리, 장갑, 귀마개도 필수품. '루돌프' 빨간 코가 된 이씨는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일터로 향한다.

남들이 겨우 눈을 뜨는 오전 7시. 그가 한창 바쁠 때다. 2시간30분가량 우편물과 소포를 분류한다. 9시30분 동료들과 '안전사고 예방' 구호를 외친 뒤 오토바이 시동을 건다. 흥덕구 복대동이 이씨의 배달 구역이다.

아뿔싸. 운전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큰 길을 제외하곤 죄다 빙판길이다. 골목길은 '눈썰매장'이나 다름없다.

"골목길 제설작업이 참 안 되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사람만 하고…. 근데 해도 문제에요. 자기 집 앞 눈을 바깥으로 쓸다보니, 골목 가운데만 잔뜩 쌓이게 되죠."

비교적 제설작업이 잘 된 큰 길도 집배원들에겐 위험하다. 오토바이가 달리는 도로 가장자리는 언제나 제설 사각지대. 이럴 땐 별다른 방법이 없다. 노하우로 조심하는 수밖에.

매년 1번씩은 넘어졌지만, 올 겨울은 무사고다. "빙판길도 위험하지만,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가 더 위험해요. 피하다 넘어지곤 하죠."

그럴 땐 오토바이와 한 몸인 집배원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아픈 건 둘째다. 무엇보다 사람들 시선이 낯 뜨겁다. 벌떡 일어나 육중한 오토바이를 순식간에 일으켜 세운다. 이씨가 스스로도 못 믿는 초인적 힘이다.

그가 하루 배달하는 물량은 일반 우편물 4천여통, 등기 140여통, 소포 40여개. 늦을 땐 오후 6시까지 돌려야 한다. 요즘 같은 빙판길에선 더 늦는다. 정리 작업을 마치면 시계 바늘은 밤 9시를 가리킨다.

그래도 올해 태어날 둘째를 생각하면 힘이 난다. 우편물을 받고 기뻐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그에겐 피로회복제다. 230여 청주지역 집배원들. 한파도, 폭설도 그들을 막을 순 없다. 오늘도, 내일도 출발이다. 행복한 우편물을 전하러. "부릉~부릉."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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