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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01 18:11: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기원

시인 · 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 사무국장

지방공무원들은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산다. 축구로 말하면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하고 때론 골키퍼도 할 수 있는 그런 선수 말이다. 시대가 그걸 요구하고 감독인 자치단체장 또한 그런 능력있는 선수들을 요구하니 요즘 지방공무원들은 그만큼 바쁘고 피곤하다.

예전의 공무원들은 민원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적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첨부서류의 완비여부를 따져서 민원을 반려하거나 접수받고 절차에 따라서 처리했다. 감사에 지적없이 그렇게 권위적으로 업무처리하는 직원이 유능한 공무원이고 똑똑한 공무원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대다수 지방공무원들은 민원이 들어오면 적법성 보다는 공익성과 향부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민원은 미비된 첨부서류의 보완은 물론 법령의 저촉사안도 해결의 실마리를 민원인과 함께 풀어가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 전자가 관료형 수비행정의 전형이라면 후자는 기업가형 공격행정 내지 세일즈행정이라는 새로운 지방행정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다.

바야흐로 지방의 시대다. 향부의 증진을 위해 시·군은 시·군끼리 시·도 역시 시·도끼리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중앙부처와 국회에서 국비를 먼저, 더 많이 타내기 위한 전쟁, 인구와 부존자원을 늘리려는 전쟁, 노약자와 여성들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기 위한 전쟁, 우량기업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전쟁, 문화 예술 인프라를 더 많이 확충하고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는 전쟁 등 이루 말할 수 없으리만큼 크고 작은 전쟁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루어 지고 있다.

이 전쟁의 총사령관은 자치단체장이고 연대장과 중대장은 시·군, 시·도의 실국장이며 실과장 들이다. 물론 전투의 최 일선에서 백병전을 치루는 병사는 따뜻한 가슴과 번뜩이는 아이디어 그리고 무엇보다 무서운 열정이란 무기를 장착한 일반공무원 들이다. 그렇다. 전쟁의 승리는 총사령관인 자치단체장과 연대장 중대장들인 실국장·실과장과 일반직원들이 비젼을 공유하고 그 꿈을 함께 꾸며 최대의 응집력과 추진력을 발휘하는 자치단체가 승리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관광부서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지역의 문화 예술 관광 자원을 재료로 가공할 신무기로 개발하여 타 지역의 도전에 맞서고 있으며 농정부서 직원들은 신선하고 안전한 최고의 농수축산물들로 신무기를 개발하여 고지를 선점하려 들며 경제부서 직원들은 수도권은 물론 외국의 우량기업 유치를 위해 발품을 팔며 일자리창출이라는 신무기를 장착하여 치열한 전투에 임하고 있고 복지부서를 비롯한 각부서 직원들도 향부창출을 위해 각기 영일없이 치루어지는 도전과 응전에 청춘을 불태우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구제역이 창궐하면 살을 에는 한파를 감내하며 방역초소에서 소독약을 뿌리고 죽기 싫어 울부짖는 소·돼지들을 묻기 위해 아비규환의 매몰지로 달려가는 이가 그들이고, 산불이 나면 하던 일 멈추고 맨 먼저 험한 산기슭을 올라 노도처럼 번져오는 불길과 싸우는 이도 그들이며 산사태·폭설·홍수 등 재난이 나면 신새벽에 눈부비며 현장에 달려가는 이도 그들이다. 그러다가 더러는 소 뒷다리에 차여 병신도 되고 험로를 오르다 다리가 부러지고 연기에 질식해 죽기까지 하는 그들이지만 세상은 그들의 노고를 당연시 한다. 오히려 늦장대응이니, 몸을 사리느니 질책을 받지 않으면 다행이고 추위를 녹이면서 일하기 위해 막걸리 한잔 하는 그들을 향해 초소에서 술판을 벌이는 정신 나간 공무원들이라고 매도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억울하지만 감내하며 직을 수행한다. 고용주인 도민과 시·군민들이 그리 인식하면 그렇게 받아 들여야 함이 어쩌면 그들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이제 이런 그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자. 공무원의 숫자가 많다 보니 일부 몰지각한 직원들의 일탈행위로 인해 때론 실망과 분노도 있겠지만 내부의 자정노력에 맡기고 그래도 박수를 치자. 고래도 칭찬하면 춤을 춘다 하지 않는가· 그들이 향부를 위해 신명을 바쳐 일 할 수 있도록 영차! 영차! 기를 부어 주자.

지방공무원의 경쟁력이 곧 지역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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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