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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호

주성대 교수

오늘의 아침은 스산하고 음침한 날씨임에도 희미한 불빛의 가로등이 유난히 밝아 보인다. 눈과 가로등과 정적이 조화를 이루어 나만의 세상을 갖게 하는 아침이다. 평소와 다르게 일찍 일어나 베란다에 나가 창을 열고 밖을 본다. 시야가 그리 멀리 보이지는 않지만 가까이의 전등 빛이 평소와 달리 보인다. 눈이 내려서인지 도로의 눈이 빛과 조화를 이루어 고요의 아침을 동적으로 더욱 멋지게 장식하는 것인가 보다.

눈! 온갖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을 덮어버리는 눈! 한해의 끝자락에서 절망, 후회와 회한 그리고 나태와 실망 증오 모두를 덮어버리는 눈! 그런 눈에다 자신의 못다 함을 묻어버리는 눈이 아침에 내렸다.

모두 덮어버리고 한해를 마무리하며 새롭게 출발하자는 것이 오늘 내린 눈(雪)의 의미인가 싶다. 눈은 쌓이다가도 녹고 쌓이고 한다. 눈의 순환은 인류사의 순환과 다르지 않다. 인류사를 보면, 흥하면 망하고 망하다 기회 되면 흥한다. 즉 흥망성쇠의 역사이다. 권좌에 오르면 그 뒤엔 부패가 있어 다시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어 권좌에서 내몰리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항상 움직이고 있다.

오늘도 국가의 역사, 민족의 역사 그리고 개인의 역사를 이루어가는 과정에 있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나 개인의 역사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진행되어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역사의 흐름 가운데서 한해 마무리도 개인이나 국가 모두의 단점을 털어버리고 더 나은 도약의 관점을 찾는데서 이루어져야 한다. 공감 갖는 원대한 목표를 두고 거시적 차원에서 원칙을 정하고 서로의 공약을 만들어 진행하는 노력 속에서 한해의 마무리가 진행되어야 한다.

모든 마무리는 역사의 과정 속에서, 순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서서히 이루어져 나타난다. 커다란 충격과 위기 속의 극복은 다르겠지만 마무리의 주기가 너무 짧으면 모든 이에게 쉽게 잊혀져 공유하기가 어렵다. 평화로운 삶이란 커다란 회오리 바람같은 충격이 아니라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과 같은 충격의 변화과정이다.

어쨌든 일상의 아침은 잔잔한 바람을 맞이하여 흔들림 없는 자기의 변화를 서서히 이루어가는 것이어야 한다. 잔잔한 변화 속에서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아이와 같은 순수함과 충만한 호기심으로 변화를 추구하며 우리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고 가꾸고 이끌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살다보면 피로해지고 지쳐서 변화의 동력을 찾기가 힘들 때도 종종 있다. 그럴 때면 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 변화의 속도를 나름대로 늦추기도 한다.

우리는 장기적인 인생 마라톤 경주를 하고 있다. 목표지점에의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난코스 및 호흡훈련 기본체력 등을 점검하여 보강해야 한다. 우리의 인생경주는 동일한 목표가 아닌 서로의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의 성공을 위해서 설정된 목표를 다원적인 차원에서의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이 있을 것이고 주어진 시간의 효율을 기하기 위해서 자기방식대로 변화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눈 내린 겨울,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음을 실감하며 나는 과연 변화 속에서 마무리를 잘해왔는가 묻고 있다. 얼마나 많은 무례를 범했고 얼마나 많은 치우침으로 살아 왔는지도 생각해 본다. 새해를 맞으며 '올해는 알차게'라는 다짐으로 '변화의 주역이 되자'고 마음을 설레든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해의 종착역에 도착했음을 느낄 때 무의하고 부당하게 살아왔음을 후회한다. 신묘년 12월도 이틀 남겨놓고 있다. 마지막 달력을 내려놓고 임진년의 새 달력을 걸어야 할 때이다. 가는 한 해를 아쉬워해도 소용없다.

모든 일을 판단하고 행함에 있어서도 넘치거나 부족함이 없도록 자신의 삶의 가꾸어 가야한다. 새해에는 누구도 행복하고 잘 지내온 한해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목표를 가지고 그를 향한 생각의 변화를 통해 이를 행동으로 옮겨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신은 어느 날 변한 자기의 모습을 찾으리라고 본다.

이제 변화의 과정 속에서 하얀 눈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도약을 위한 마무리를 해야 할 때이다. 모든 것을 백지로 돌리고 순수한 마음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마음의 창을 열고 도약의 생명력을 부여해 보자. 고여 있는 물은 썩게 마련이고, 흐르는 물에는 생명력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앉아 있지 말라, 서서 있지도 말라, 비록 속도가 더딜지라도 전진하라. 쉬지 말고 새 것을 얻기 위해 도전하자"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것을 반성이라는 단어로 정리하고 내년부터는 오직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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