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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2.25 17:15:0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화정

청주시 사회복지협 사무처장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아프고 추위에 떨고 있다.

그들보다 아프지도 춥지도 않은 내가 더없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기에 감출 수 없는 안도감 정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그들의 아픔을 내 통증처럼 온몸으로 함께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러한 고통이 2011년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는 새해는 아마도 여러 가지 의미에서 '어서 가시구려'하는 기쁨이 클 것이다.

동장군이 살 등을 후벼 파는 추위에 온몸을 들떠봐야 그제야 생각 없이 스쳐 보내버린 봄 햇살이 간절해지고, 젊은 시절이 지나 나이가 들어보면 잔소리로만 들었던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되고, 아파보면 건강함이 세상 그 어떤 것 보다 으뜸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결국은 스스로가 된장인지 변(便)인지 직접 겪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의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 된다.

겪어보지 않고도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일을 시나브로 사라지게 하는 지식과 상식 그리고 어른들의 말씀은 도처에 널려 있었으나, 우린 사사롭게 흘려버리고 종국은 그러한 문제의 당사자가 되어서야 옛날을 그리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온통 반성하고 후회할 일들을 만들면서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바로 어른들이 깔아놓은 전철 말이다.

그러나 인생선배와 같은 전철로 가는 것 같지만 결코 같지 않을 것이다. 뭔가 미세한 경험들이 축적되어 선배들 보다는 후회의 종류와 반성의 양이 달라졌을 것이다.

한해가 간다고 여기저기서 반성의 밀레종이 나부끼고 새해가 온다고 고작해야 작심삼일 거릴지라도 결의에 찬 보신각 제야의 종을 마구 쳐댄다. 작년에도 그랬고 그 작년에도 연출되었던 모습이라 새삼 낯설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변화와 새로운 기약들이 있어 한해가 오가는 이 오작교 같은 12월은 만감이 교차되는 묘한 달(月)이다.

개인적으로는 2011년은 많은 것을 얻었던 한해였다.

더 적당한 표현으로는 버릴 것이 많았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덧없는 욕심을 버리고 나 같은 마음이기를 남에게 기대하는 습관도 버리고 착한여자 콤플렉스에 솔직하지 못한 바보 같은 내숭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얻었던 2011년이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돈한 까닭 일게다.

자신을 위해 건강하게 살아가려 욕심을 낸다는 것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우리가 각자 치러야 하는 책임일 수 있다. 그러한 책임을 이기주의라 외면했던 어리석음도 내가 버려야 했던 한 가지 중에 가장 큰 것이다. 또한 사람이기에 내뱉는 말(語)이라는 논밭에는 무수한 잡풀들이 엉퀴지 않도록 성실한 호미질도 해볼 생각이라 조심스럽게 2012년을 환영하게 된다.

그뿐이랴

사람인지라 매사 최선을 다한 것처럼 느꼈다가도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마음도 이작모 짓는 농부의 심정으로 2012년을 채우려 한다. 그러니 가는 2011년 한해도 감사하고 오는 2012년도 기다려진다. 후딱 가버리는 세월이야 내 무슨 힘이 있어 애써 잡을 것인가! 그러나 매 순간을 진심으로 채운다면 세월이야 어김없이 간다지만 그 세월속에 파묻어 두었던 정직한 일상은 '추억'이 되어 내 뜻대로 열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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