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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숙

속리산중 교사/교육학 박사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저버리는 것은 마음을 주름지게 한다." 한국전 당시 연합군 사령관이었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말이다. 부푼 가슴으로 새해를 맞아 열두 달을 줄달음치는 동안 혹여나 어려운 현실에 부딪혀 처음 열정이 퇴색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한 해의 마지막 달력이 채 절반도 남지 않은 요즘, 직장마다 모임마다 송년회가 한창이다.

송년회(送年會)는 '지난해를 보내며 반성하는 자세를 가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관조나 반성보다는 단순히 먹고 마시는 자리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있다. 부어라 마셔라, 내가 술을 마시는 건지 술이 나를 먹는 건지 모를 정도로 술을 부어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그저 흥청망청 가는 해에 마침표를 찍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2011년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며 조심스럽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본다.

첫째, 시끌벅적한 송년 모임 대신 소외된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으로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보면 인생에 관한 세 가지 질문이 있다.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적합한 시기는 언제인가,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가, 그리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 일인가'이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우리가 보람 있는 삶을 꿈꾼다면 특히 세 번째 질문의 답, 즉 남들에게 베풂과 나눔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언젠가 한 배우가 TV 프로그램에 나와 젖은 눈으로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는 한때 사업에 실패하여 삶의 바닥을 떠돌며 노숙생활을 했다고 한다. 온몸에 동상이 걸릴 정도로 추운 영하의 밤, 맨땅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그때 곁에 누워있던 어떤 노숙자가 자기가 덮고 있던 신문지 한 장을 반으로 갈라주더라는 것이다. 그는 그 노숙자가 준 신문지 반 장을 덮고 온밤을 뒤척이며, '신문지 한 장을 가진 사람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고 한다. 그 후 그 배우의 인생이 사랑과 나눔으로 가득 채워지게 됐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 추운 것은 뜨거운 심장으로 서로의 추위와 외로움을 끌어안으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둘째, 이제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철학자 니체는 식사시간 전 10분을 활용하여 12권에 달하는 『영국사』를 읽었고, 시인 롱펠로우는 커피가 데워지기 전 10분을 활용해 단테의 『신곡』을 번역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금년 한해도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수식어로 저물어가고 있다. 종착점에 이르러 허둥대다가는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가 쉽다. 붉은 노을이 곱고, 만추의 낙엽이 아름다운 것은 그 마무리가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감동적인 '피니시 블로(마지막 결정타)'를 날리기 위해 막바지 점검을 해야 할 때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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