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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옥

송면초등학교 영양교사

우리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즐거움이 있을까· 배움의 즐거움, 친구들과의 즐겁게 이야기하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먹는 즐거움도 학교의 공부만큼 중요하지 않을까·

2004년 4월부터 2년 8개월동안 청천초등학교와 공동관리로 일주일에 두 번 송면초등학교에서 순회근무를 하였던 정든 학교에 다시금 가게 되니 정말로 기뻤다. 되돌아보건데 그때의 송면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순수하고 밝으며 너무나도 학교급식을 사랑한 어린이들로 기억한다.

2011년 3월 그립고 보고싶던 송면초등학교를 일주일에 한 번 순회근무를 가게 되었다. 그윽한 봄향기를 맡으며 시원한 선유동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 단풍이 곱게 물들은 아름다운 가을, 강원도를 온 것 같은 겨울풍경을 느끼며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용하고 깨끗한 급실실, 자신의 주어진 업무에 충실한 교직원과 순수하고 밝은 어린이들이 있어 나에게 있어 한 주 한 주의 목요일은 소중한 보물이다.

아침이면 우유 담당 어린이들이 "안녕하세요·"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급식실을 들어와 우유를 가져가면서 한동안 머무르는 곳이 있다. 오늘의 식단을 확인하는 것이다. 환한 미소를 머금으며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하루를 열어간다.

나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어린이들에게 "영양 선생님"은 친절하고 배려있고 온유하며 특히 아이들을 위한 건강식단과 식생활지도를 잘 해 주신 분으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에 심리상담사와 아동요리지도사를 취득하여 어린이식생활지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학교사랑이 남다른 정상운 교장선생님과 다정하고 차분하신 박은영 교감선생님께서 급식실 직원과 함께 검식과 담화를 나누면서 "맛있게 먹었고 수고 많으셨어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항상 말씀하시며 급식 차례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담아 식사예절에 대하여 말씀해 주신다.

학생들의 급식시간에 전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협동, 질서, 공동체의식과 식생활교육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담임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 모든 분들이 학교급식에 열정을 갖고 식생활교육을 같이 해 주시는게 고맙기만 하다. 일주일에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학생들에게 열정을 다해 지도한다고 해도 학생들이 식생활태도가 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모든 교직원의 관심이 중요하다.

급식시간이 되면 유치원부터 6학년 순으로 학생과 담임선생님께서 차례로 줄을 선다. 급식실이 협소한 탓에 학생들은 밖에서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순서를 기다린다. 일주일에 하루 근무하는 나는 더욱 더 학생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어린이들이 배식을 받아 자리에 앉으면 식사전 식사예절과 식생활관련 교육을 간단히 한다.

"맛있게 골고루 잘 먹도록 하세요!"하면 학생들도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인사를 한다.

간식을 먹을 곳이 없는 학교 주변환경 탓에 유치원생이 읍내 초등학생의 양만큼을 섭취하고 식사를 위해 수고하신 분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정말로 맛있게 먹는다.

점심을 먹으면서 더 먹고 싶은 학생은 식판을 들고 나올 때에는 배식 받으려고 기다리는 학생들이 동생들이나 형들에게 먼저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공동체의식을 함양한다.

식사를 마친 어린이는 씩씩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매일매일 담임선생님께 깨끗한 식판을 보여드리며 조용히 식판과 수저를 정리한다. 어린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굶주리는 어린이들이 많고 우리나라의 환경보존과 음식의 소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서부터일까 엄청 궁금하기도 한데 다른 학교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을 나는 자주 본다. 몇몇 선생님들과 고학년 어린이들이 음식물처리대에 있는 식판, 수저, 컵 등을 배식대 앞으로 가져다 놓는 것을 볼 수 있는데 7년전 근무했을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며 서로서로 협동하고 배려하며 올바르고 질서있는 송면초등학교 학교급식의 모습이 우리 학교급식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항상 밝은 씩씩한 모습으로 식당 문 앞에서 "It's deli~cious", "Thank you", "잘 먹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감사합니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만 보아도 저절로 흥이 난다.

아이들의 한끼 건강식을 담당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언제나 감사한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여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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