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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20 17:10: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길중

전 충북도 농정국장

며칠 전에도 평소 하던 대로 컴퓨터 앞에 앉아 미처 읽어보지 못한 메일들을 하나씩 열어 보고 있었다. 물론 은근히 기다려지는 '사랑 밭 새벽편지'에서 매일같이 보내주는 주옥(珠玉)같은 글도 어김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가장 소중한 시간은 현재(現在)이며, 가장 좋은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내용 이었다. 아주 짧고 평범한, 그래서 굳이 가방 끈이 길지 않더라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글 이었다. 그런데 이 메일을 읽는 순간 무언가가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움으로 다가 왔다. 너무나 당연해서 머리로는 소중하다고 끄덕였을지 몰라도 가슴엔 담아두지 못하고 살아 온 내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내일이 있다는 핑계로 미루어 놓고는 아직까지도 마무리 하지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던가· 아마도 이렇게 마무리 못한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면서 이순(耳順)의 나이로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우리나라 남자들의 평균 수명이 80세가 조금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본다면 내게 남은 시간도 한 오백년이 아닌, 결코 길지 않은 20여년 남짓할 뿐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이 너무도 소중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언젠가 '기업의 평균 이직률이 17.8%로서, 중소기업의 이직률이 대기업에 비해 2배정도 높은 수준'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실제로는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이직을 하고 싶어 했던 사람들은 이 보다 훨씬 많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만하게 성사되지 못해서 이직을 하지 못하고 지금도 원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꼭 기업에 국한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어느 직종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만족을 얻지 못하고, 막연하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서라는 명분아래 직업을 바꾸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새로운 직업으로 말을 갈아탄 사람 가운데 원하는 만큼의 만족을 얻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또한 얼마나 될까· 이 또한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볼 때 33년여 공직생활을 하면서 이직을 생각 안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줄곧 한 우물을 파오면서 공직을 마무리하는 인사말에서 까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또 다시 공직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가장 소중하면서도 가장 무관심하게 여겨왔던 부분은 '가장 사랑하는 하는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라는 구절이다. 부모님과 형제자매, 아내와 자녀들은 물론이고 죽마고우(竹馬故友)와 직장의 선후배 동료들, 그리고 살아오면서 인연을 맺어온 수많은 사람들을 과연 소중한 사람으로 인정하면서 살아 왔던가· 말 할 것도 없이 그렇지 못했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가장 소중하게 생각 했다 기 보다는 처음만난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들에게 대해주었던 관심만큼도 보여주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소중한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너무 많이 있어서 그 소중함을 잊어버린 채 살아온 것이다. 예컨대 공기 중에 산소가 없다면 인간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희소성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많은 공기에 대한 고마움을 잊은 채로 살아 온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가장 소중한 시간은 현재이며, 가장 좋은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으로 깨달아 행동으로 실천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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