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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그만뒀습니다' 책 출간

국민참여재판 1호 검사’의 사표 사유서
노 前 대통령 서거 후 사직서 제출
"정의는 죽었다"…제2의 인생 찾기
자연주의적 삶에 대한 성찰 담아내

  • 웹출고시간2011.11.15 14:52:4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검사, 그만뒀습니다

오원근 | 문학동네, 256쪽, 1만3천원

"어느 날 청주시 무심천 위로 난 꽃다리(청남교)를 혼자 걸었다. 어머니를 생각했다. 참으로 고단하기만 했던 어머니의 삶이 아프게 떠올랐다. 그 삶을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어머니의 삶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내가 시험에 합격한다고 해도, 아버지와 형의 삶과도 얽혀 있는 어머니의 삶이, 내 뜻만으로 바뀔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들이 흘러 지나가다가, '그건 어머니의 팔자'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 그것은 어머니 팔자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희뿌연 하늘을 올려보는데,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난 거기서 어머니를 버렸다.<중략> 둘째 아들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검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었음에도, 70세가 된 어머니는 지금도 당신이 어찌할 수 없는 인연 속에서 곡물노점을 하고 있다. 어머니가 다른 사람들과 맺는 인연은 나도 어찌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어머니와 맺는 인연 속에서 나름대로 어머니를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것이 어머니와 나의 팔자고 최선이니까. 그래서 그런가. 지금도 가끔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어머니를 버리다> 중에서'

10년 검사생활을 한 촉망받던 중견 검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검사를 그만둔다. 검찰조직에 몸담고 있다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던 까닭이다.

청원군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지방대 출신의 고시 합격생이었던 그는 국민참여재판 1호 검사인 오원근(45)씨.

오씨가 허심탄회하게 자신을 내려놓고 독자에게 '당신의 삶은 괜찮은가요'라고 질문을 던지는 책 '검사, 그만뒀습니다'를 펴냈다.

이 책은 한 개인이 일상에서 정의를 찾아가는 이야기이자 버리고나니 행복해진, 마음의 민주주의를 찾아 나선 용기 있는 선택에 관한 고백서다.

이 책에서 그가 검사를 버린 이유는 하나다.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정의를 자연스러움이라고 말한다. 자연스럽지 않은, 억지스러운 조직과 역시 자연스럽지 않은,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스스로 원하는 행복을 찾아 나선다.

1장 검사와 변호사에서는 노대통령 서거로 인해 사직을 한 이야기부터 검사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버지를 죽인 어떤 수인 그를 통해 자신을 모습을 보게 되면서 가졌던 연민과 깨달음, 국민참여재판 1호 검사로 활동했던 이야기와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입장, 법관으로서 그가 생각했던 정의의 대한 정의, 검사활동 중에 만났던 이전의 지인들과 맺은 새로운 인연, 그리고 고향에 내려와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고서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2장 나를 찾아가는 시간에서는 쉽지 않게 꺼낸 고백이 있다. 소작농의 아들로 가난했던 어린 시절 그를 지탱해준 어머니의 사랑, 자신감 없고 소심했던 자신의 청소년기에 대한 회한과 보장되지 않은 공부를 하는 동안의 불안과 고통. 그리고 힘든 시간을 통해 깨달은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 그리고 결핍으로 끝날뻔 한 청년시절을 아름답게 장식해준 사랑하는 아내와의 로맨스. 한 인간의 솔직한 고백이 타인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희망이 되는지를 경험하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3장 농사를 쓰다에서는 그의 필생의 꿈인 완전귀농을 위한 준비의 과정이 기록돼 있다. 검사 재직 시절부터 서울생태귀농학교를 다니며 주말 농장을 통해 기본기를 다졌고 퇴직 이후 변산공동체학교 체험을 통해 꿈꾸는 삶의 실체를 경험하며 농사에 대한 의지를 다진다. 그리고 현재 가족과 함께 하는 텃밭농사에 대한 이야기와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자연주의적이 삶에 대한 소개가 있다.

4장 나를 내려놓기에서는 마음에게 말을 걸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가 매진하고 있는 마음공부는 완전귀농만큼이나 중요한다. 퇴직 후 백일출가를 해 사흠 동안 무르팍이 깨지고 샅에서 살갗이 벗겨져나가는 고통을 감수하며 만 배를 이뤄내고 얻은 깨달음은 '만 배는 단지 만 배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생에 대한 성찰과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이 나는 내려놓는 데서부터 시작함을 보여준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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