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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09 17:03: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세상에는 타지 않는 물건도, 물이 새지 않는 일은 물론, 고열에 녹지 않는 것도 없다고 했다. 다만 인간 중심으로 생활해 나가는 걸 중심으로 타지 않는 것과 물이 새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어느 정도 비교적 잘 녹지 않는 경우를 두고 구분할 뿐이다.

일목 국 우화가 있다. 이목인이 일목인들 나라에 가면 우리 인간사회에서 정상인으로 인정받는 눈 두 개를 지니고 있는 보통사람이 비 정상인으로 홀대 받게 되리라. 기준이란 참 오묘하다고나 할까·

양심이란 게 나름 그런 경우라 하겠다. 이를테면 사회 풍조가 눈만 돌리면 아예 양심이란 건 찾아보기조차 힘든 경우라면 양심을 지키는 자가 바보로 취급 받기 십상이 되겠다. 이는 오직 극단의 예일 뿐이다. 사실상 세상은 착하고 양심을 지키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에 영위돼 나가고 있다고 믿는다.

가옥 형태가 30여 년 전과 비교해 대단히 변모했다. 특히 슬러브 지붕이 대종을 이루고 있는 현실인데 물이 새거나 여름철 뜨거운 태양열에 가옥 내가 너무 더워서 그를 방지하기 위해 단열 방수작업을 웬만한 집이면 한 번 쯤 해봤을 법하다. 물론 필자 역시 거금을 들여 3~4년 전에 방수작업을 했지만 비가 오면 물이 새고, 여름철 더위에도 달라지지 않아 업자에게 전화를 해보았으나 아예 없는 전화란 말이 돌아온다. 결국 사기를 당한 셈이다.

근간 슬러브지붕 위에 다시 신소재로 된 지붕 덧씌우기가 유행처럼 한창이다. 이 역시 비용이 만만찮다. 필자도 하는 수 없어 곧 착수하려고 업자와 상의 중이다. 선입견에서 줄곧 또 속는 건 아닐지 마음이 불편하다.

주말에 업자가 내방했다. 내 건물을 한참 둘러본 후 견적을 내는 가운데 수인사를 하다 보니 이순을 넘긴 나이 지긋한 분으로 대화가 무려 2시간이 가깝도록 이어지며 세상 이야기가 끊임없이 길어졌다. 둘 사이는 오랜 지인사이나 다르지 않게 서로 마음이 통했다고나 할까· 그 분은 심지어 현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까지 털어놓게 됐으니 말이다.

그는 한때 쌀 도정기 판매 사업을 했던 분이란다. 당시 농촌에서는 자작 정미를 할 수 있는 기계라며 상당히 선호도가 높았었단다. 다만 5~6년 그 기계를 팔다보니 수요가 막히는 낌새를 느껴 새 업종을 궁리 중이었는데, 점점 판매는 안 되고 고장신고만 줄을 잇자, 수입도 없는 가운데 날마다 가가호호를 돌아다닐 수밖에 없게 돼, 일순간 전화번호를 바꿔버리면 그만이란 생각도 들더란다. 하지만 양심이 허락하지 않아 망설이던 끝에 끝까지 소비자들의 요청을 다 들어주겠노라 다짐을 했고 성심껏 고장수리에 임했단다.

정미기계 수리 차 어느 날 방문한 집 이웃에서 지붕 덧씌우기를 목격하고 의문점을 풀어가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단다. 그 후부터 가는 곳마다 자주 목격하게 돼 전망이 꽤 있는 사업이란 생각에 생소한 편이지만 배워가며 하면 될 것이라고 무작정 뛰어들었단다.

그가 지붕 씌우기 사업을 시작하자 드디어 그간 자신이 양심을 지켜온 덕이 나타나기 시작했단다. 지붕 씌우기가 유행처럼 번져나갔고 그간 여러 동네마다 지인들도 생겼지만 무엇보다 정미기계 손질에 성심을 보인 결과로 '어차피 할 참이면 믿음이 가는 당신에게 맡기겠다.'며 사업이 번창하게 됐단다. 그는 그 후부터 어떤 일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생각에 더욱 힘을 얻었단다. 지붕 씌우기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13년째란다.

대체적으로 재수를 일컫는 사례가 많다. 그는 재수가 많은 사람이라고 봐도 되겠으나 그 재수나 복은 하늘이나 신이 주는 게 아니라 바로 자신이 빚은 것이라고 봐야 옳겠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한 격언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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