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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11.09 17:03: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현숙

속리산중학교 교사/교육학 박사

오늘 아침, 대한민국이 움틀거렸다.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결전의 날이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수험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1시간 늦게 출근하며, 주식시장과 시중은행도 1시간 늦게 문을 연다. 듣기 시험 시간에는 소음차단을 위해 열차도 기적을 울리지 않고, 택시와 버스도 경음기 사용을 자제한다. 고사장 인근 공사장 역시 일을 일시 중단하며, 비행기도 날지 않는다. 분명 나라 전체가 '초긴장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사장 앞에선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기도를 올리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해마다 수능고사 때가 되면 절에 가서 기도를 올리는 부모들이 많아진다. 물론 이것은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것은 부처님이나 하나님께 결국은 자기 아이만 대학에 붙고 남의 아이는 떨어지게 해 달라는 것이 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오늘 저녁, 수능을 끝내고 고사장을 나서는 학생들에게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첫째, 흔한 말이지만,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이다. 18년 전 필자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 그러나 당시 시험을 잘 본 친구나 그렇지 못한 친구나 그들의 인생이 시험 결과대로 이어지지만은 않았다. 성적이 꼴찌에 가까웠던 친구 중에는 사회적으로 더 성공한 삶을 사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좋은 성적으로 명문대학에 들어가 잘 사는 친구들도 없지 않지만, 적어도 인생이 성적순만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수능은 인생길에 한순간 다가온 폭풍 속을 지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주눅 들거나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둘째, 부모님께 진심어린 말과 행동으로 감사함을 표현하라는 것이다. 행여 수능을 앞두고 자식의 몸이 상할까봐 내색도 못하고 노심초사하며 희생해 온 분들임을 잊지 말자.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는 그 순간까지도 정성을 다해 자식들을 위한 축복의 기도를 하셨으리라! '세상 모든 곳에 신이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을 가슴 속 깊이 되뇌어 보기를 바란다.

셋째, 내년 대학입학식까지의 남은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라는 것이다. 수능 때문에 소홀했던 다양한 분야의 책도 읽고, 친구들과 또는 가족들과 아름다운 지역을 여행하면서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미래를 설계기도 하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긴장이 풀어져서 늦잠이나 자고 밤늦도록 게임이나 하는 허망한 행동으로 나에게 주어진 석 달의 소중한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말자. 자신이 선택한 학과에 대한 사전 탐색을 통해 인생을 준비하는 멋진 예비 대학생이 되기를 바란다.

여러분의 인생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오늘 몇 점 앞섰다고 당장 꿈이 실현되는 것도 아니며, 몇 점 뒤졌다고 해서 자아실현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인생은 길고 변화무쌍하다. '농구'라는 스포츠로 보자면, 4쿼터 중 이제 겨우 1쿼터를 지난 셈이다. 농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은 잘 알겠지만, 1쿼터 때 점수 차로 졌다고 해서 남은 게임을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

여러분은 블랙스완을 아는가· 흰 백조는 세상을 유지시킬 수는 있지만,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세상을 뒤흔들고 기존 법칙을 무너트리는 것은 언제나 블랙스완이다.

여러분 앞에 불가능의 벽이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다면, 이제 검은 백조가 되어 하늘 높이 날아 보자. 앞으로의 노력에 따라 여러분은 기적을 자신의 운명 속으로 끌어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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