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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의 재로…'낙엽'의 쓸쓸한 말로

퇴비로 쓰던 청주농고 올해는 '거절'
하루 20t 분량 소각장·매립장 신세

  • 웹출고시간2011.11.03 19:54: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늦가을이다. 화려했던 오색단풍은 서서히 생명의 끈을 놓는다. 장렬히 낙화(洛花)하며 마지막 화무(花舞)를 춘다. 행인들은 인생의 단편 같은 낙엽을 보며 슬픔에 젖는다. 늦가을은 낙엽 탓에 더 쓸쓸하다.

도심 거리를 물들인 낙엽의 최후는 어떨까. 역시 사람과 같다. 한 줌의 재로, 흙으로 변한다. 마지막 떠나는 길까지 인생을 닮았다.

3일 오후 청주시청 정문 앞 인도에 수북히 쌓인 플라타너스 낙엽. 바삭바삭, 행인들에게 밟히는 낙엽 소리가 쓸쓸한 늦가을을 알리고 있다.

ⓒ 김태훈기자
청주시는 지난주부터 낙엽 수거작업에 들어갔다. 그 전엔 일부러 치우지 않았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는 시민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막상 수거에 들어가니 보통이 아니다. 하루 20t 분량이다. 이달 말까지 가로청소요원 39명이 투입된다.

낙엽의 최종 종착지는 소각장과 매립장이다. 대부분은 청주 휴암동 광역소각장에서 '화장'된다. 이물질이 섞인 낙엽 덩어리는 청원 강내면 학천리 매립장에 묻힌다.

그래도 지난해엔 새 생명을 얻었다. '퇴비'로 활용됐다. 시는 청주농고에 500t을, 농가 6곳에 85t을 무상 공급했다. 썩힌 낙엽은 이듬해 농작물 퇴비로 사용됐다.

하지만 올 가을엔 달라는 곳이 도통 없다. 청주농고도 거절했다. 썩히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갈 곳은 결국 소각장과 매립장이다. 퇴비 신청 농가는 현재까지 2곳뿐이다. 말로(末路)마저 쓸쓸한 늦가을 낙엽이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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