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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반장보다 못한 '동네 반장'

70~80년대 민방위·새마을운동 첨병 역할
교통통신 발달·반상회 유명무실 '권한 축소'

  • 웹출고시간2011.10.31 20:30:2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과거 70~80년대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동네 반장(班長)이 초등학교 반장보다 못한 감투로 전락하고 있다.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반장의 실질적 역할이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이다.

통·반장 제도는 유신체제이던 1970년대 중반부터 활성화됐다. 민방위훈련과 새마을운동이 본격화되면서다. 시초에 대한 견해는 갈린다. 조선 성종 때 '오가작통법'과 일제강점기 통치수단에서 각기 다른 유래를 찾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1975년 청주시 통·반 설치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 따르면 반은 20~80가구, 통은 4~10개반으로 구성된다. 2011년 10월 말 현재 청주시는 994통 4천938반으로 구성돼 있다.

통·반장은 △행정시책의 홍보와 주민의 여론 및 요망사항 보고 △지역의 공통 관심사항 및 생활민원의 신속한 처리 △동 관내 각종 봉사활동 지원 △통·반원의 비상연락 훈련 등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전시엔 비중이 더 커진다. 전력 자원의 동원과 전시생필품 배급 등을 담당해야 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통·반장 역할이 점차 갈렸다. 통장이 사실상 모든 업무를 도맡게 됐다. 반장이 주도했던 '반상회'는 점점 흐지부지해졌다.

실질적 권한을 잃어버린 반장은 감투를 벗어던졌다. 통장에 비해 형편없는 '수당'도 그들의 입맛을 당기지 못했다.

행안부 지침에 따르면 통장은 매월 20만원의 활동수당과 4만원의 회의수당을 받는다. 상여금도 200%다. 1년 기준 328만원의 '짭짤한'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반면, 반장은 연 5만원이 전부다. 그들 입장에선 일할 맛이 안 날 수밖에 없다.

반장들의 '집단 근로의욕 저하'에 머리를 감싼 건 다름 아닌 통장들. 반장 위촉부터 쉽지가 않다. 대부분 노인들인 반장들을 부리는 건 더더욱 어렵다. 청주의 한 통장은 "무늬만 반장이지, 일을 안 하는 반장이 많다"며 "반장이 아닌 상전을 모시는 기분"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반장 제도. 그렇다고 당장에 폐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자체 조례의 상위 법률인 '지방자치법'에 반장 제도가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농촌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 농촌 특성상 아직까진 반장들이 이장의 지도·감독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반장 제도가 도시에서 점차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당장 폐지가 쉽지 않은 만큼 활성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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