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10. 26. 보궐선거가 어제 끝났다. 그간 후보자 간 상대방 비방을 비롯해 소음에 가까웠던 선거홍보차량들의 확성기 소리가 귀에 그리 달갑지만도 않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꼬리를 잇는 선거관련 대화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래저래 설왕설래한 민성은 다 함께 잘 사는 우리사회를 만들어보자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휴대전화기도 수고가 많았다. 후보마다 홍보메시지가 무척 잦았다. 한술 더 떠 시도 때도 없이 무수히 걸려오는 여론조사기관의 전화벨 소리는 짜증스러울 정도로 쏟아졌다. 여론조사 후 2~3일이면 언론보도로 여론조사 결과가 어김없이 보도된다. 기사 말미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란 말이 곁들여진다. 글쎄, 진정 정확도가 믿을 만한가·

어느 선거에서 근 20%나 앞섰던 후보자가 고배를 마신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경우는 무엇으로 변명할 수 있을까·

여론조사의 필요성도 없지 않다.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는 측면도 클 뿐더러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 측면에서도 그 종사자들에게 격려라도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민주주의를 일찍 시행해온 세계 선진국들도 여론조사, 출구조사 등 다양한 기법을 선행해온 걸 우리가 도입한 것이다. 그러기에 여론조사능력이 다소 부진한 탓인지 모르나 지인들끼리 둘러앉으면 우리 선거풍토에서의 여론조사는 너무나 허점이 많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사실 국민이라면 선거는 다 함께 잘 살기 위한 제도이니만큼 근간 선거관련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것이 도리라 하겠다. 하지만 사람은 어느 누구라도 개인적으로 득도 없는 일, 더군다나 불쾌감까지 피할 수 없을 일에 흔쾌하게 동참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성싶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으로는 성별, 연령대를 묻는 조항부터 시작된다. 연령을 곧이곧대로 답하면 느닷없이 해당연령층이 아니라며 뚝 끊어버리곤 한다. 한두 번도 아니고 몇 차례 당해본 사람이면 그 심정이 어떻겠는가는 굳이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여론'이란 말을 듣자마자 차라리 끊어버리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단다.

필자도 칠순이 코앞이라 지인들이 거개 고령자들이다. 어느 분들은 처음부터 조금 덜어서 50대로 답해도 끊기에 아예 연령을 20대~40대로 답한단다. 물론 조사자들 나름대로의 사정도 짐작은 된다만 조사에 임하는 주민들은 협조자가 분명하거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조사자들이 어찌 그렇게 자기편의주의적인지 참 못마땅한 일이다. 굳이 말해보면 일단 여론수렴에 임한 분의 고견은 무조건 수용 후 조사기관의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할 일 아닌가· 그러한 조그만 수고조차 싫다면 아예 조사자체를 하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이다. 지나친 지적이라 생각하기 전에 역지사지란 말을 앞세워 재고해보기 바란다.

여론조사 의뢰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우리사회에도 여론조사가 이미 오랫동안 시행됐다는 증거의 하나일 것 같다. 대화중에서도 여론조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을 정도다. 그러다보니 근간의 여론조사에 대해 두 가지로 지적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이 더 많아진 편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조사기관이 여론조사에 임하는 사람의 정서마저도 배려하지 않아 거짓답변을 유도한 것이나 다르지 않은 측면과 20%나 앞섰던 후보의 낙선이 바로 그 반증이란 말이었다.

피해망상증 같은 지나친 생각일수도 있겠으나 질의 문항이 때로는 기관을 사칭한 의도 떠보기 같은 경우도 있었다. 무작위로 거는 전화라지만 확인할 수 없는 일로 특정인의 의도를 떠보려는 경우는 정녕 없을까· 상대후보 비방을 위한 여론조사기관 사칭으로 음해성 전화사건도 보도됐었으니 말이다.

득(得)보다 자칫 실(失)이 클 수 있는 일, 호의에 불쾌감까지 줘서야 되나· 역지사지란 말을 되새겨 좀 더 성숙된 여론조사제도개선을 바란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아너 소사이어티 충북 72번째 회원' 변상천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

[충북일보] "평범한 직장인도 기부 할 수 있어요." 변상천(63)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회사 경영인이나 부자, 의사 등 부유한 사람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23일 2천만 원 성금 기탁과 함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하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충북 72호 회원이 됐다. 옛 청원군 북이면 출신인 변 부사장은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소작농 생활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그의 집에는 공부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어 쌀 포대를 책상 삼아 공부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시 세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마을의 지역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변 부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옥천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충북도청 건축문화과장을 역임하기까지 변 부사장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아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