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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 물억새가 사라졌다

제초작업 안 해 퇴적물 쌓여 생육 방해
청주시 "환경단체 반대해도 내년부터 제초"

  • 웹출고시간2011.10.11 20:25:5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가을 하늘 아래 무심천변을 하얗게 수놓던 물억새가 사라졌다. 아니, 죽어가고 있다.

풀이 죽어간다?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무심천변 가을 억새를 운치삼아 산책을 즐기던 청주시민들에겐 여간 슬픈 일이 아니다. 가을 아베크족에게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청주시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장평교~제2운천교 둔치마당 9㎞에 물억새를 심었다.

남사교~청주대교 사이 물억새 군락지의 지난해 10월(위)과 올해 10월 모습.

ⓒ 김태훈기자
물억새꽃은 지난해 절정을 이뤘다. 시는 수영교 아래 등 6곳에 '물억새 포토존'까지 만들었다. 하루 6천여명이 물억새 군락지를 감상한 것으로 시는 집계했다.

하지만 올해는 영 시원찮다. 물억새 숲은 그대로 있는데, 물억새 꽃이 도통 피질 않는다. 10월 초면 무심천 변을 하얗게 물들여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무슨 이유일까. 집단 괴사병이라도 든 것일까. 시민들의 걱정과 달리 진짜 이유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 심어놓고 한 번도 베지 않아서다.

물억새는 이름 그대로 물을 좋아하는 수생식물이다. 보통 5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1m 이상 자란다. 꽃은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핀다.

문제는 꽃이 지는 봄이다. 생명을 잃은 물억새가 고개를 숙이며 퇴적되는 때다. 썩은 줄기가 땅 위에 계속 쌓이게 된다.

여름엔 빗물 섞인 흙탕물이 그 위를 덮는다. 썩은 줄기와 흙탕물이 한데 섞여 마르게 된다. 땅 속의 뿌리가 수분을 빨아들이기 힘든 환경이 되는 셈이다.

봄, 여름 동안 제대로 자라지 못했으니 가을에 꽃을 피울 리 만무하다. 제대로 자라지 못한 물억새는 가시박, 돼지풀 같은 외래·유해식물에 설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이런 현상은 심은 지 오래된 물억새 군락지일수록 심각하다.

청주시가 모니터링한 바에 따르면 결론은 하나다. 퇴적물, 즉 물억새 밑단을 베어내야 한다.

그런데 이도 만만치 않다. 일부 환경단체가 반대해서다. 그들은 "생태계는 내버려두면 스스로 복원력이 생기고 안정된다. 무분별하게 제초작업을 할 경우 여기에 서식하는 곤충과 애벌레가 죽게 돼 이를 잡아먹고 사는 철새들이 무심천을 떠날 우려가 있다"며 원형 보존을 주장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해와 올해 이런 이유로 제초작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내년부턴 무조건 베어낸다는 계획이다.

시 수질관리과 관계자는 "제초작업을 하지 않아 올해처럼 물억새꽃이 피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내년부턴 연차적으로 제초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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