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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 읽기 - 정선옥 (충북금왕도서관 사서)

"즐거운 나의 집" &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웹출고시간2007.12.19 00:08: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따로 또 같이 행복하기

자신의 부끄러울 수도 있는 가정사를 있는 그대로 내 보인 것, 소설을 통해서 재구성 했다는 자체가 작가의 강한 에고를 보여준다.

18세 딸 위녕의 눈을 통해 본 그녀의 일상은 물론 많은 부분이 허구이겠지만 마치‘여자의 일생’을 보는 것처럼, 결혼, 사랑, 아이들과의 관계가 파노라마처럼 그려진다.

엄마를 이해해주는 첫 딸 위녕이 있기에 큰 힘을 얻으며, 앞으로도 친구 같은 딸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며 함께 위안을 얻으며 살아가리라. 아빠와의 트러블로 힘들어하는 위녕이지만 조금 더 어른이 되면 이해하겠지. 부모의 이혼으로 문제아 취급을 하는 선생님의 선입견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사춘기인 둥빈이도 엄마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며 조금만 아파하고, 멋진 청년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나 열렬히 사랑하고 열렬히 상처 받았으며, 열렬히 슬퍼했으나 이 모든 것을 열렬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으니, 이제 좀 쉬고 싶을 뿐.” 미리 써 보았다는 묘비명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추운 겨울의 길목에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동질감에, 비슷한 나이의 여성이 느끼고, 아파하는 그 무언가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혼하는 부모보다 더 힘들어 할 수도 있는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박지원 원자그 고미숙 엮음 / 아이세움

중국여행의 원조

한번쯤 읽고 싶었던 책‘열하일기’연암 박지원의 유유자적 하는 삶의 모습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었으며, 가족을 처가에 보낸 뒤 혼자 살면서‘책만 보는 바보’로 유명한 이덕무와 이서구, 유득공, 홍대용 등 유명한 당대 벗들과의 사귐은 부러움마저 들었다. 몇날 며칠을 책만 보면서 친구들과 노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열하일기는 연암이 중국을 여행하면서 매일 매일의 일정, 겪은 일, 에피소드 등을 상세히 적어놓은 일기이지만 한편 한편이 깊이 있고 삶의 성찰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수필집 같다.

연암의 소설로 알려진‘호질’이 여행 중 중국의 한 점포에서 우연히 발견한 기문을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하니 요즘 유행하는 짜집기인 셈이리라.

‘마술’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요술에 관련된 상세한 소개는 연암의 순수함과 날카로운 비판이 드러난다.

“요술의 술법은 비록 천변만화를 하더라도 두려울 게 없습니다. 그러나 천하에 두려워할 만한 요술이 있으니, 그것은 크게 간사한 자가 충성스러운 체하는 것과 향원(논어에 나오는 말. 겸손하고 삼가는 체하지만 속으론 그렇지 않은 위선적인 사람)이면서도 덕행이 있는 체하는 것 일겁니다”

연암의 재치와 순발력, 무한한 긍정의 힘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책을 덮고 읽는 동안 웃음 지었던 글을 떠올리면서 미소 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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