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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어' 남발하는 청주시

노노케어 사업… 드림스타트 사업…
행정기관 부서이름도 이해 힘들어

  • 웹출고시간2011.10.09 22:25:5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자칭타칭 '교육의 도시'라 불리는 청주시의 각 행정기관들이 제대로 된 한글교육은 고사하고 국적불명 외계어 남발에 선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노노케어사업'. 풀어쓰면 '老-老 Care'인데,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알쏭달쏭하다.

알고 봤더니 '비교적 건강한 노인이 보호를 필요로 하는 또 다른 노인을 돌보는 사업'이란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면서 노인들이 알 수 없는 용어를 쓰고 있는 셈이다.

아동을 위한 사업 명칭도 해괴하다. '드림스타트(Dream start)'가 대표적이다. 영문법상 '꿈이 있는 시작'이나 '꿈꾸는 시작' 정도로 해석되는데 도무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빈곤 아동들에게 보건, 복지, 교육을 통합한 전문적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주도의 선진 아동복지 서비스 프로그램이다. 역시 설명을 들어야 이해 가능한 명칭이다.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 이름도 희한하다. '청주 해피콜'이다. 장애인 등을 위한 특수승합차량인데 콩글리시 느낌이 강하다.

사업 명칭만 그런 게 아니다. 행정기관 부서이름도 민원인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청주시는 올해 초 부서개편을 통해 '건축과'를 '건축디자인과'로 바꿨다. 디자인 자체가 건축에 포함되는 개념인데 굳이 이렇게 바꾼 이유를 관련 공무원들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과', '○○관리과'란 부서도 많다. 행정, 관리는 행정기관의 본연 업무다.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사족표현이다.

행정기관을 뜻하는 말로 옛 동사무소를 일컫는 '주민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면서 행정이관이 아닌 '주민자치센터'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공무원도 수두룩하다. 용어 자체가 정체불명의 한글+영어 합성어이기 때문이다.

소방관서 이름도 실소를 자아낸다. 2004년 제정된 소방표지규정에 따르면 소방서는 'FIRE STATION', 119안전센터와 119지역대는 'FIRE HOUSE'로 표기된다.

그런데 사전적으로 'FIRE HOUSE'는 'FIRE STATION'과 중복되는 의미로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미국의 경우 소방서는 우리나라와 같은 'FIRE STATION'을 쓰고 있지만 그 산하기관은 '911CENTER'로 지칭하고 있다.

한 영문학과 교수는 "'불난 집'으로 오해하기 쉬운 'FIRE HOUSE'를 굳이 써야 한다면 차라리 콩글리시인 'FIRE FIGHTING HOUSE(불 끄는 집)'이 더 어울릴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지난 7월 공무원들에게 행정용어를 쉽게 쓸 것을 주문했다. 세 달이 지난 지금, 행정기관의 외계어 사용과 생산은 여전하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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