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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자네, 그거 알고 있는가? 고대 이집트인들은 독특한 믿음이 있었어. 영혼이 천국의 입구를 가면 신이 그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하지. 그때 어떻게 답변을 하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갈라지지."

"어떤 질문인데?"

"그 하나는 '너의 삶의 기쁨을 찾았는가?'이고, 또 다른 하나는 '너의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가져다주었는가?'라네."

이 이야기는 2007년 상영되었던 영화 '버킷리스트'에서 시한부 삶을 선고 받고 우연히 같은 병실에 입원하게 된 두 남자가 나누고 있는 대화다. 천국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자기의 삶에 기쁨을 찾아야 하고 다른 사람의 삶에도 기쁨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흔히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처럼 행복은 상대방의 불행을 통해 얻어지는 산물처럼 인식되어 버린 세상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S 2TV 드라마 '스파이 명월'에서 최류 역(役)을 맡고 있는 이진욱은 청주 출신 연기자다. 그런데 우연히 '밀알봉사회' 취재차, 그의 어머니 박흥송(64)씨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진욱이는 세상에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언제나 홀로 청주 꽃동네를 다녀옵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온 아들은 '봉사하러 갔다가 오히려 얻는 것이 더 많다.'라고 말하면서 다시 힘을 얻어 자신의 연기에 매진하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봉사활동에도 열심이지만, 사후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그녀는 "제 몸의 장기들이 누군가를 위해 사용하게 될 장기들이라고 생각하니, 전보다 제 몸이 더욱 소중해 졌다."라고 말했다. 연기자 이진욱씨도 어머니와 함께 장기기증서약을 했다.

그녀와의 만남으로 자연스럽게 2005년 암으로 사망한 가수 길은정씨를 떠올렸다. 故 길은정의 매니저 구자형씨는 "암환자가 되기 전, 그녀는 장기기증을 서약한 상태였다. 그녀가 나중에 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암세포가 미치지 못한 각막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었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각막기증서에 서명한 후, 자신의 각막을 이식받게 될 미지(未知)의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죄송합니다/아직은 알 수 없는 두 분께 너무나 죄송합니다/두 분께 빛이 될 귀한 눈임을 미처 알지 못하며 아름답고 깨끗한 것만 눈에 담지 못했습니다/더러는 진실도 외면하고 편한 것 만 취했습니다/불의를 보고도 못 본 척 했고 순간의 이익을 위해 질끈 눈 감았습니다/바라건대 제 눈의 새 주인이 되실 두 분/제가 보고 담은 것은 부디 잊어주시고/ 투명하게 세상을 보아 주십시오/두 분의 따뜻하고 평화로운 시선으로/그 곳에 사랑의 꽃 피어나도록'

'삶과 죽음은 여일(如一)하니'라고 시작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처럼, 삶과 죽음은 늘 함께 존재한다. 그렇게 보면 행복과 불행도 여일하지 않을까. 봉사하는 사람들에게 '무엇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시나요?'라고 물어보면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행복하니까요."

'내 삶에 만족하고, 다른 사람의 삶에 기쁨을 주는' 버킷 리스트의 천국으로 가는 방법을 봉사자들이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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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