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1.08.08 14:54: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총성 없는 축구전쟁'이다. 조광래(57)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7시30분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숙적 일본과 75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한일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유가 없다. 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인 선수들의 표정에서 비장함이 엿보인 이유다.

대표팀은 올해 1월 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일본과 120분 혈투를 벌였지만 승부차기 끝에 져 51년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조 감독과 선수들 모두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언론은 일본 축구의 성적과 K리그의 승부조작 파문을 동시에 언급하며 "일본이 FIFA랭킹에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 일본을 상대로 기이한 힘을 발휘해 온 한국이지만 이제 아시아 맹주라는 말도 과거 이야기"라고 깎아내렸다.

한국은 일본과의 상대전적에서 74전 40승22무12패로 우위에 있다. 10일 삿포로에서 41승을 찍는다.

◇아시안컵 설욕과 자존심 회복

카타르아시안컵 최고의 명승부는 한국-일본의 준결승이었다. 연장까지 120분 동안 치열한 혈전을 벌여 2-2로 비겼고 승부차기(0-3) 끝에 승부가 가려졌다. 승리한 일본은 환호했고 패한 한국은 한탄했다.

현역 시절 일본에 특히 강한 면모를 과시했던 조 감독은 공교롭게도 지휘봉을 잡은 뒤 일본과의 두 차례 승부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겨 2전 2무(승부차기는 무승부로 기록)다.

때문에 이번 한일전 승리가 절실하다. 구겨진 자존심 회복은 물론이고 '한국은 일본만 만나면 여전히 기이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조 감독은 "일본 축구가 세계축구에 근접해졌다"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일전을 반드시 이기기 위해 선수들과 지혜를 모아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카타르에서 눈물을 흘렸던 이용래(25·수원), 김신욱(23·울산), 윤빛가람(21·경남)도 "한일전은 중요한 경기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청용·손흥민·지동원 공백, 극복해야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 미드필더 이청용(23·볼턴)이 오른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 사실상 올 시즌을 접어 공백이 생겼다.

최근 잉글랜드에 진출한 지동원(20·선더랜드)은 빠른 적응을 위해 배려차원에서 명단에서 제외됐고 프리시즌 10경기에서 18골을 터뜨린 손흥민(19·함부르크SV)마저 고열로 쓰러져 오지 못한다.

일본이 오른 어깨 탈구로 나가토모 유토(25·인테르밀란)만 빠진 것과 비교하면 출혈이 상당하다. 일본은 혼다 게이스케(25·CSKA모스크바), 가가와 신지(22·보루시아도르트문트) 등 해외파 14명을 모두 불렀다.

베스트 전력 가동이 힘들게 됐지만 승리를 위해선 극복해야 한다. 조 감독은 "현재 선수들도 한일전을 대비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표팀에 들어오면 모두 주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신뢰를 드러냈다.

◇월드컵 예선 앞두고 마지막 실전

이번 한일전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정기적인 라이벌간 대결의 의미 외에도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실전이라는 점도 있다.

중동 3개국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레바논과 한 조에 속한 한국은 다음달 2일 레바논(홈), 6일 쿠웨이트(원정)와 1, 2차전을 치른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어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고 점검하며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북한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다. 모두 껄끄러운 상대들이지만 특히 북한은 4번 포트와 어울리지 않게 전력이 탄탄하다. 한국전이 북한전에 앞서 치르는 모의고사인 셈이다.

◇스포츠와 정치, 별개라지만

FIFA는 선수들의 과도한 골 세레모니로 인한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웃통을 벗거나 정치·종교적 세레모니, 타인을 모독하는 행위 등을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최근 독도 문제와 관련해 심각한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들이 울릉도 방문을 위해 입국했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을 금지 당했다. 의도가 불순했기 때문. 또 올해 방위백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했다가 우리 정부로부터 즉각 시정을 요구받았다. 왜곡 교과서도 여전하다.

스포츠에서 한일전은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축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총성 없는 축구전쟁'과 같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최근 독도 문제로 시끄러운데 뭐 준비한 것 없느냐'는 질문에 "한 번 생각해 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스포츠와 정치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