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내가 살던 서울 수유동의 세입자가 며칠 전에 우체국 택배로 홍시를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부쳐 보냈다.
수유동 집 정원수는 대추나무와 감나무가 있었는데 지난 1980∼2002년까지 정성껏 가꾸다가 내가 2002년 제천으로 내려오기까지 나무들을 돌보는 것이 나의 유일한 재미였다.
그래서 이 재미때문에 아파트로 이사도 못 가고 20년 이상 한집에서 살아왔다.
덕분에 우리 두 아들이 초, 중, 고, 대, 군대·결혼까지 치를 수 있었고 부모님과 장인·장모님까지 돌아가실 때 대사를 치른 역사가 있는 집으로 신앙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집이었다.
여름에는 새벽과 저녁으로 이파리를 샤워해주기 시작해 뿌리까지 물을 흠뻑 주며 거름은 가을에 땅을 깊게 파고 뿌리까지 영양보충을 잘하도록 묻고 약은 1년에 3∼4회 치며 자식을 키우듯 정성껏 키워왔다.
하지만 대추나무의 경우 30년 가까이 되니 나뭇가지가 옆집까지 뻗어 항의전화를 받기도 해 지난 2005년 아픈 마음으로 베어냈다.
그러다 이번에 유일하게 남은 감나무에서 딴 감을 세입자가 따서 아래층 사람들과 이웃에게 나눠주고 우리에게까지 택배로 보내온 것이다.
감을 보는 순간 자식을 보는 것 같았다.
20여 년간 그 애지중지 키운 감나무가 벌써 고목이 되다니 고목에서 열어서인지 감이 달고 맛이 있다.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하게 한다.
비록 서울 집에 자주 가지 못하지만 세입자가 감나무를 잘 가꿔 풍성한 수확을 기대해 본다.
멀리 제천까지 홍시를 보내 준 세입자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 최연성 칼럼니스트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