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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8.02 13:18:4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

공선옥 등 49명(지은이) | 뜨란, 284쪽, 1만2천800원

마주하면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해지는 밥이 있다.

헛된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평온을 얻는 밥, 나물 몇 가지와 된장국 한 그릇으로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밥, 이것이 절밥이다.

절밥은 말 그대로 절에서 먹는 밥이다. 비우고 내려놓는 정신의 영역이자 수행자들의 공동체인 절에서 육신을 지탱하기 위해 밥을 몸 안으로 채워들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절밥을 대할 때면 평소와는 달리 자세를 가다듬고, 밥과 삶에 대해 사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소설가, 시인, 사진가, 화가 등 우리 시대의 작가 49인이 정갈하고 따뜻한 절밥을 앞에 두고 소유와 존재, 자비와 생명, 비움과 충만함에 대해 성찰한 에세이 '내 인생의 절밥 한 그릇'이 출간됐다.

이 책에는 불교의 오관게가 자주 등장한다.

공양하기 전에 외우는 이 오관게에는 절밥이 무엇이며, 밥을 대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가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삼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음식을 받습니다."

밥이란 무수한 생명들의 목숨으로 이뤄진 것이며, 게다가 절밥이란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과 노고가 담겨 있는 밥이기에 절에서 먹는 쌀 한 톨, 푸성귀 한 잎, 간장 한 종지도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뜻이다.

절밥을 함부로 무디게 먹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산해진미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작가들은 너무도 평범하고 소박한 절밥 한 그릇을 평생 잊지 못할 귀한 밥, 눈물겹도록 감동적인 밥상, 생애 가장 맛있는 밥으로 꼽고 있다.

2006년 7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만 5년 동안 월간 '불교문화'에 연재된 원고를 한데 모아 만들었다.

여기에는 소설가 성석제, 구효서, 윤후명, 권지예, 윤대녕, 이순원, 공선옥, 김영현, 임철우 등과 시인 이해인 수녀, 김사인, 안도현, 신달자, 박남준, 곽재구 등 총 49인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그만큼 다양한 사연, 다채로운 감동이 어우러져 있는 책이다.

작가들의 종교가 전부 불교인 것은 아니다.

이해인 수녀와 김진 목사를 비롯해서 천주교와 기독교 신앙을 지닌 이들도 있고,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

종교를 떠나 작가가 절밥을 마주하며 느낀 것들, 즉 밥 한 그릇의 소중함, 생명에 대한 외경, 자아의 성찰, 소박한 마음이 주는 평온함, 충만한 고독 등을 함께 나눈다는 데 이 책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또한 오랫동안 사찰 사진을 찍어온 하지권의 아름다운 절집 풍경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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