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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 속 항설백물어

日고전 재해석한 기묘한 이야기…무더위 날릴 오싹한 재미

  • 웹출고시간2011.07.19 16:01: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고전 요괴 설화에 미스터리와 호러를 접목한 독특한 작풍으로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뛰어난 문학성까지 인정받은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 그의 대표작이자 나오키상 수상작인 '항설백물어 시리즈' 그 두 번째 이야기 '속 항설백물어'가 출간됐다.

'항설백물어'는 일본 에도시대 괴담집 '회본백물어繪本百物語'에 등장하는 하나하나의 설화를 모티브로 인간의 슬프고도 추한 본성을 다채롭게 해석해낸 시리즈이다.

두 번째 작품인 '속 항설백물어'에서는 전작에서는 그려지지 않았던 등장인물들의 과거사가 다채롭게 그려지면서 독자와의 게임에 불을 댕기고 오싹한 재미까지 더한다.

이마에 돌멩이가 박혀 죽는 사건, 목을 베어도 다시 살아나는 불사신…. 이처럼 상식을 벗어난 사건들을 사람들은 요괴의 짓이라 부르며 두려워한다.

도무지 해결할 방도가 없는 요괴 사건을 도맡아 해결하는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소악당' 마타이치 일당이다.

세 치 혀로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잔머리 모사꾼 마타이치, 변장술의 달인 신탁자 지헤이, 홍일점 인형사 오긴, 그리고 이들과 행동을 함께 하며 이들이 벌이는 한판 연극을 요괴 소동으로 근사하게 포장해 주는 괴담의 달인 모모스케까지.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기이한 사건들을 해결함으로써 혹세무민과 권력자들의 난행이 판을 치는 에도시대의 한가운데에서 악을 심판하고 벌을 가한다.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 편에 서주는 유일한 세력인 셈이다.

전작 '항설백물어'에서는 여인을 납치해 살해하거나, 실수로 사람을 죽인 후 악행을 거듭하는 등 상대적으로 개인적 차원의 악행이 자행됐다.

그러나 '속 항설백물어'는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위해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서민들을 갈취하고, 한 고을 사람들을 모조리 역적으로 모는 등 악인들이 일삼는 악행의 스케일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높은 악인들의 신분 탓에 피해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할 데가 없다. 이에 마타이치 일행은 엄격한 신분제도 하에서 결코 벌할 수 없는 자들을 벌하는, 정의의 사도가 되어 독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또한 전작에서는 이야기되지 않았던 등장인물들의 과거사가 자세하게 그려진다.

'노뎃포'에서는 모모스케의 신분과 신탁자 지헤이의 슬픈 과거가, '고와이'에서는 오긴의 출생의 비밀과 마타이치와 기에몬의 10년에 걸친 싸움의 끝이 그려진다. 또한 전작에서는 다양한 시점에서 사건이 그려졌으나 본 편에서는 야마오카 모모스케 혼자 화자로 나선다는 점도 의미 있다. 모모스케의 서술은 시리즈를 거듭하며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이야기의 집중도를 높이고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이입하는 매개체가 된다.

'속 항설백물어'는 6편의 단편이 각각 한 편으로 완결되다가 각 이야기들이 미묘하게 얽히면서 모든 이야기가 클라이맥스인 '사신 혹은 시치닌미사키' 한 편에 수렴되는, 전작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구성을 취하고 있다. 마타이치 일행은 '사신 혹은 시치닌미사키'에서 자신들이 살아온 증거를 후세에 남기기라도 하듯, 항설백물어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장대한 연극을 한판 펼치게 된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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