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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 폭락…갈아엎는 농심

보은 농가 "공짜로 뽑아가세요 " 한숨

  • 웹출고시간2011.06.19 20:29:2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배추값이 폭락하면서 충북 보은의 한 배추농가는 배추밭을 갈아엎기 전에 인근 주민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배추를 공짜로 뽑아가게 했다.

보은의 한 배추농가가 애써 지은 배추밭을 갈아엎었다.

이 농가는 끝없이 폭락하는 배춧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배추밭을 지나가는 인근 주민들과 주위 사람들에게 배추를 공짜로 준다고 뽑아가길 청했다.

올해 초 배추농사를 짓는 장모(51) 씨는 인근 김치제조업체로부터 3.3㎡당 1천 원의 선급금을 받고 농사를 지어 ㎏당 190원씩 납품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1만3천여㎡의 배추밭을 갈아엎었다.

봄부터 배춧값이 폭락한 데다 최근 1주일새 좀나방 등 해충까지 번져 더이상 방치했다가는 쓰레기로 처리해야 할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밭을 갈아엎기로 하고, 이웃 등에게 배추를 필요한 양만큼 공짜로 뽑아가게 했다.

장씨는 "본전도 건지기 힘든 배추 때문에 고민하느니, 고추나 옥수수로 재배작목을 바꾸기 위해 구매계약한 김치제조업체와 합의해 수확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삼농사를 짓던 장씨는 지난해 심심풀이로 가을배추를 심었다가 배춧값이 치솟는 바람에 큰 재미를 봤다. 배추 1포기에 1만 원을 넘나들면서 3천㎡의 밭에서 2개월만에 600만 원 가까운 목돈을 챙기기도 했다.

장씨는 "지난해 큰 재미를 본 뒤 올해 배추 재배면적을 4배 이상 늘렸다가 낭패를 봤다"며 "선급금을 받았다지만 수확을 포기하는 바람에 손해가 막대하다"고 말했다.

보은 지역에서 나름대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계약재배업체도 낭패를 보기는 마찬가지.

수확을 포기한 장씨 밭에서는 선급금만 날린 꼴이 됐고, 다른 계약농가에서도 시세보다 비싼 ㎏당 190원씩에 울며 겨자 먹는 배추구매를 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배추 파동을 겪은 뒤 올해 초 공장 주변 작목반 등을 통해 51만8천여㎡의 배추를 계약재배한 게 화근이 됐다"면서 "요즘 산지 배춧값이 ㎏당 100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배나 비싼 값에 배추를 구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민뿐만 아니라 식품업체 입장에서도 널뛰는 농산물 시세 때문에 경영이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며 "지난해에는 배추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는데, 올해는 정반대로 밀려드는 배추를 저장할 시설이 부족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은군과 농협 등은 배춧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을 돕기 위해 배추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보은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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