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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갈은구곡엔 '신선사상' 흐른다

하류부터 1~9곡 기승전결 구도 주장제기
9곡 선국암 명명…바둑 '入神과 동일시

  • 웹출고시간2011.06.13 18:29: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괴산군 칠성면 갈은구곡(葛隱九曲)에는 신선사상이 하류로부터 상류로 기승전결 구도로 설정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대 조경학연구실 심우경 팀이 최근 '구곡원림에서 찾는 신선경의 경관 스토리보드' 제목의 논문을 한국전통조경학회 최근호에 발표했다.

'괴산 갈은구곡을 대상으로'를 부제로 하고 있는 이번 논문은 표현 그대로 충북도내 4대 구곡의 하나인 갈은동문을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지금까지 갈은구곡에 대해서는 인문학적인 접근이 간헐적으로 있어 왔으나, 조경학적인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에 따르면 갈은구곡 설정자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제 2곡 갈천정과 제 7곡 고송유수재에 이름이 새겨져 있는 전덕호(全德浩)라는 인물이 매우 유력시되고 있다.

설정연대는 홍승목(洪承穆·1847~1925) 이름이 음각돼 있는 것으로 봐, 19세기말~20세기 초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승목은 괴산출신 홍명희의 할아버지로 조선말 병조참판을 지냈다.

연구팀은 이런 인문학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갈은구곡에 대한 조경학적인 접근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그 결과, 갈은구곡의 1~9곡은 △신선의 세계로 들어감(1~2곡·起) △신선경의 세계가 펼쳐짐(3~6곡·承) △신선과 함께 함(7~8곡·轉) △신선이 됨(9곡·結)의 구도가 정확히 설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그 근거로 "하류 1~2곡에서는 갈은동문과 갈천정이 나오고 3~6곡에서는 강천대, 옥류, 거북바위 등의 경관이 전개된다"고 밝혔다.

또 "7~8곡에서는 늙은 소나무, 일곱마리의 학 등이, 그리고 가장 높은 곳인 9곡에는 신선의 바둑두는 장소가 등장한다"고 밝혔다.

구곡

중국 주자가 무이산에 처음 구곡을 설정한 것에서 유래했다. 조선시대 성리학자들도 주자처럼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 구곡을 설정하고 구곡시를 짓고는 했다. 조선 선비들의 별장문화 산물로도 볼 수 있다.

갈은구곡(葛隱九曲) 제 9곡인 선국암 암반과 그위에 새겨진 순장바둑판 모습이다.

연구팀은 특히 제 9곡인 선국암을 지목, "바둑에서 9단을 입신(入神·신의 경지에 들었다는 뜻)이라고 한다"며 "당시 설정자도 이를 의식, 제 9곡을 신선이 바둑을 둔다는 뜻인 선국암(仙局岩)으로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갈은구곡은 전국 구곡중 유일하게 1~9곡의 명칭이 모두 바위에 암각돼 있고, 또 구곡한시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이중 제 9곡의 한시는 연구팀이 언급한대로 바둑두는 4명의 노인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옥녀봉 산마루에 해는 저물어가건만(玉女峰頭日欲斜) / 바둑을 아직 끝내지 못해 각자 집으로 돌아갔네(我棋未了各歸家) / 다음날 아침 생각나서 다시금 찾아와 보니(明朝有意重來見) / 바둑알 알알이 꽃되어 돌위에 피었네.(黑白都爲石上花)'

이밖에 연구팀은 갈은구곡이 신선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근거로 십장생이 경관 소재로 다수 등장하는 점을 들었다.

논문은 "십장생 중 사슴을 제외하고 소나무, 학, 불로초, 거북 등 모두 있다"며 "이밖에 신선사상과 관련이 있는 단약(丹藥)이 제 4곡에 등장한다"고 밝혔다.

논문은 결론으로 "갈은구곡은 경관의 빼어남과 시가 문학적 의미로 볼 때 매우 중요한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괴산소재 4개 구곡원림과 구곡시가를 콘텐츠화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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