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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관의 현대미술산책 - 조평휘 화백(1932~ )

현장 체험에 따른 자유로운 상상으로 대자연을 그리다

  • 웹출고시간2011.06.12 16:44: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국화가 운산 조평휘 화백은 황해도 연안에서 태어났다. 지금의 해주지방이니 휴전선 바로 너머 지척에 고향을 두고 6.25동란 때 피난을 내려온 작가이다.

청소년 시절 인천에 둥지를 틀고 인천공고를 졸업하였다. 그림에 유난히 뛰어난 재능을 가졌던 조 화백은 대학진학을 못한 체 뒤늦게 서울미대 중등교원양성소 2년 과정을 마친 후, 홍익대학 미술학부에 편입하여 정규과정 미술학도로의 길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화가이다.

6.25동란 전후 50년대 초는 매우 혼란한 시기였기 때문에 대학 진학도 여의치 않았지만, 서울미대와 홍익미대에 미술학과의 정규과정이 창과 된 후 미술계는 새로운 판도로 빠르게 재편되기 시작하였다. 홍익미대와 서울미대에 중도 편입한 사람, 대학 졸업을 포기한 사람, 초중등 교원을 포기하고 진학한 사람, 전문학교 2년 과정을 마치고 편입한 사람들로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푸른 폭포

82×55cm, 한지 위에 수묵담채, 2010년 작

현재 원로작가들 중 교원양성 연구과정 1년 코스만을 마치고 학부와 대학원 출신인양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혼란한 시기에 조 화백이 홍익미대의 한국화 계보에 입적을 한 것은 한국미술계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그 당시 홍익미대는 서양화과 못지않게 동양화과에 당대 최고의 중견화가로 활동하던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 여류화가 천경자 화백을 교수로 초빙하며 막강한 교수진을 구축하였다. 그리고 조 화백은 6년차 연하인 3학년 과정에 편입하여 지도교수이었던 운보 김기창 교수의 문하생으로 들어간다. 4학년 때 청전 이상범 교수의 지도를 받은 후, 조 화백은 한국미술사에 가장 빛나는 한국화가 청전과 운보의 대표적인 수제자 중 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1976년 대전 목원대학 미술과의 교수로 부임한 후 조 화백은 교수로서 후학양성에 정성을 쏟으면서도 쉴 새 없이 창작과 연구에 몰입한다. 끝없는 독서와 사생(寫生)과 사색을 거치면서 조평휘 화백은 드디어 중부권 화단의 정상에 오른다. 조 화백은 한 점의 작품을 구상하기 위하여 심심계곡과 산봉우리 사방을 스스로 탐색한다. 단순히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한다 함이 옳을 것 같다.

2006년 필자는 조 화백과 함께 문화의병(文化義兵)으로 독도 스케치에 간 적이 있었다. 당시 일행 중에는 한국화단의 거장들인 이종상, 민경갑, 박광진, 오승우, 홍석창 화백 등과 대전 충남북을 대표하는 작가들인 신헌국, 홍병학, 정명희 화백이 동행하였다. 당시 75세였던 조 화백은 독도의 동도(東島) 정상에까지 올라 붓끝을 놓지 않았다. 항상 어질고 천진난만한 모습의 원로의 모습은 가히 신선의 모습을 방불케 하였다. 독도의 정상에서 동해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자연과 동화되어 있는 신선의 모습 그대로였다. 이렇듯 그는 늘 자연과 동화된 삶을 살아왔다.

조 화백은 목원대학교 미술대학장을 역임한 후 퇴임한 후, 2001년에는 '겸재미술상'을 수상하고 그 해 운보미술관의 초대 관장으로 부임한다. 대학시절 스승이었던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사저(私邸) 미술관인 운보미술관의 관장을 맡게 되면서 남다른 감회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조 화백의 작품 속에서 배어나오는 한국적 정서에 어울리는 독특한 필법은 그의 스승인 운보의 강렬하고 대담한 필법의 맥이 상당히 흐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운보는 생전에 몇 가지 양식적 변화와 모험을 감행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운보의 위대함'을 말하지만, 한국화의 맥을 잇기 위해 전통주의 수묵 산수화에 몰입하여 그 자신만의 체험적 심화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조 화백의 정신도 위대한 가치를 갖기에 충분하다.

그의 수묵화의 특징은 한국의 대 자연의 경계를 뛰어난 필치의 발묵 효과로 강렬하게 연출하는데 있다. 또한 작품의 구도는 대체로 부감법(俯瞰法;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내려다보며 그리는 원근법)에 의한 상상 시각으로 구성되지만, 현장 체험에 따른 자유로운 상상으로 매우 웅장한 심상적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지난 해 '대한민국 미술인상'을 수상한 조 화백께서는 "자연을 스스로 그려내는 산수를 그리다."라는 주제의 개인전으로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뜨거운 감동을 주고 있다. 마치 바위를 가르듯 강렬한 물줄기가 쏟아져 흐르는 계곡의 모습을 담은 작품 「푸른 폭포」는 팔순에 이른 노(老) 화백의 작품세계가 이미 구상의 세계와 추상의 세계의 경계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경지에 이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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