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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 청주 백로집단서식지 발견 후 1년

1천여 무리 둥지틀고 새 생명 날갯짓
무심천 등 환경좋아 중부권 최대 서식
인근 4대강 공사 청주 외면할 가능성

  • 웹출고시간2011.06.08 00:00:0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9일 오후 청주 송절동 백로 집단 서식지. 부화한 지 2~3주 이상된 새끼 백로들이 하얀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송태호 청주삼백리 대표
하얀 날개를 가르며 미호천에 사뿐히 착륙한다. 긴 부리로 피라미 한 마리를 낚아채더니, 다시 수직 비행을 한다.

맑은 고을 청주(淸州)가 그리도 좋았을까. 아니면, 미호천 물고기 맛이 그리도 좋았을까.

지난해 중부 내륙권 최대 규모의 백로무리 집단 서식지로 발견된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한 야산. <본보 2010년 6월7일자 1면>

조류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조차 1천여마리의 개체 수에 혀를 내둘렀던 곳.

놀라웠다. 인근 4대강 공사로 올해 개체 수 감소가 우려됐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어쩌면 그 이상의 무리가 2011년 6월의 송절동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지난해 발견 당시 윤 명예교수는 왜가리·중대백로·쇠백로 각 200여마리, 중백로 350여마리, 해오라기 100여마리로 추산했다. 경남 통영 다음으로 큰 백로 서식지이자 중부 내륙권 최대 서식지로 평가했다.

원인은 안타까웠다. 인근 4대강 공사 때문이었다.

여름철새 백로의 본 도래지인 미호천 작천보와 주변 둔치가 그해 4월부터 파헤쳐졌고, 주변 환경 영향을 크게 받는 백로 무리가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송절동 야산으로 모여든 것으로 학계는 추정했다.

그러면서 2011년 여름을 걱정했다. 작천보가 30~50㎝ 높아지면, 먹이활동에 차질을 빚은 백로가 청주를 외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로부터 1년. 백로는 용케 청주를 잊지 않았다. 4월 초부터 날아 들어와, 겨우내 망가진 둥지를 리모델링했다.

덩치 큰 왜가리는 키 큰 참나무 윗부분에 자리를 잡았다. 백로와 해오라기는 낮은 지대 소나무·벚나무 아랫부분을 차지했다.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9일 오후 청주 송절동 백로 집단 서식지. 알에서 부화한 지 1~2주가량 된 새끼 백로들이 먹이사냥에 나선 어미를 기다리고 있다.

ⓒ 송태호 청주삼백리 대표
5월 초부턴 알을 낳았다. 한 달간 품었다. 그달 말부터 6월 초, 새끼들이 알을 뚫고 나왔다.

8일 정오, 새끼들이 어미를 조른다. 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어미가 미호천 등지에서 미꾸라지 같은 먹이를 열심히 잡아 온다. 왜가리 새끼로 보이는 몇몇 사체가 바닥에서 썩어간다. 5월 수차례 들이닥친 비바람 탓이다.

지난 1년 간 송절동 백로 무리를 관찰한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는 "백로무리가 올해 청주를 다시 찾은 것은 그만큼 무심천, 미호천 등의 환경이 좋아지고 있단 증거"라면서도 "학계와 지자체의 꾸준한 관심이 없다면 백로무리는 언제라도 청주를 외면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순간 어미 백로 한 마리가 소나무를 박찬다. 가을이면 아열대 지방으로 날아갈 녀석이다. 내년 여름, 하얀 날개 짓을 다시 볼 수 있을까.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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