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7.11.25 22:46:5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치타슬로(Cittaslow).’

일반인에겐 무척 생소한 용어다.
‘느리게 사는 도시’를 이탈리아식으로 표현한 말이다.
기자는 지난 22일 제주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산업자원부 지역혁신교육사업 국제연수 통합워크숍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자의 뇌리에 쏙 들어온 것이 있었다.
바로 ‘치타슬로’다.
치타슬로는 이탈리아 파올로 산토리니 시장의 아이디어로 역사도시 오르비에토에서 시작됐다.
치타슬로 도시가 되려면 인구가 5만명 이하이고, 패스트푸드와 대형 마트, 대형 운송수단을 거부해야 한다. 또 전통을 유지하고 그 지역과 주민이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루, 아니 촌각을 다투는 요즘 세상에서 ‘느리게 살기’로 남들과 경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발칙할 수 있다.
적어도 ‘빨리빨리문화’가 체질화된 대한민국에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현재 이탈리아를 비롯해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세계 10개국에 100여개 도시가 치타슬로 국제연맹에 가입했고, 우리나라에선 담양·신안·장흥·완도 등 전남지역 4개 군이 처음으로 신청, 지난 9월 실사를 받았다.
그렇다면 왜 최근들어 치타슬로 지정을 받으려는 세계 각 지역의 움직임이 부산할까?
그것은 ‘느리게 살기’의 역발상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산자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한국산업기술재단 주최·주관으로 지역혁신 국제연수에 참가한 지역혁신팀 20명은 지난달 15일 오후 2시 20분,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트라지메노 호수 근처의 한 레스토랑에 들렀다.
때 늦은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뛰어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곳이 다름아닌 치타슬로로 지정된 카스틸리오네였기 때문이다.
일행은 베네치아에서 40분만에 해치웠던 점심을 이곳에서, 그것도 허기진 상태에서 2시간 동안 식사한 뒤 호수를 끼고 산책하는 여유마저 부렸다.
치타슬로 도시는 그 마을에 주어지는, 느림보의 대명사인 ‘달팽이 브랜드’ 그 자체로서 경쟁력을 갖는다.
제대로 시간을 들여 키운 식물,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육류, 전통적 방식으로 조리하는 지역음식 등 패스트푸드에 맞선 치타슬로 도시의 슬로푸드 제품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카스틸리오네가 치타슬로에 참여한 지 8년이 됐다.
그 사이 이곳 농촌관광은 350%가 늘었다.
관광객이 이렇게 늘었지만 이곳에선 대형 숙박업소를 짓지 않았다.
단지 농가를 개조한 작은 호텔이 몇 개 있을 뿐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카스틸리오네 주민들의 선택이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광객 유치에 따른 소득증대가 아니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이었다.
치타슬로가 찾는 이 같은 ‘느림의 미학’은 어찌보면 말(言)이 느린 양반도시 충북에 가장 부합할지 모른다.
그러나 충북은 양반의 팔자 걸음을 그저 체면치레의 전 근대적인 산물로 치부한 경향이 없지 않다.
‘경제특별도 건설’을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하던 충북도가 잠시 닻을 내렸다.
도는 지난 23일 현대알루미늄(주)의 옥천공장 투자 무산을 공식 발표했다.
민선 4기 출범 이후 투자유치 13조원을 달성하기까지 8천315억원 투자규모의 현대알루미늄 유치가 기여한 바는 컸다.
하지만 충북도와 옥천군은 ‘돌아갈 줄’을 몰랐다.
그저 마음만 급했다. 땅값만 세 배 이상 올려놓은 채.
충북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은 현대알루미늄 투자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치타슬로’가 21세기의 새로운 역발상인 사실을 곱씹으면서 말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