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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게

미치오 슈스케 (지은이) | 북폴리오, 412쪽, 1만4천원

2011년 144회 나오키상(일본의 대표적 문학상) 수상작이자 최근 일본 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1위로 선정된 작가 미치오 슈스케가 소설 '달과 게'를 출간했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각종 문학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의 영예를 차지한 미치오 슈스케는 2009년 140회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모두 5번에 걸쳐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마침내 2011년 5번째 노미네이트 만에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고 이로써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을 모두 휩쓰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이 책은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성장담이자 어른을 위한 성장소설이다.

왼쪽 다리를 잃고 평생 동안 사고를 기억해야만 하는 신이치의 할아버지 쇼조는 건강했던 신체가 파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끊임없이 되새김질하고 신이치의 엄마 스미에는 아들과의 소통에서 무기력하다.

하루야의 부모 역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를 아들을 학대하는 것으로 풀며 자식을 점점 궁지로 내몰고 있다.

이처럼 어른들은 아이들의 상처는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볼 여력도 없이 자신의 상처를 다독이고 숨기기 바쁘다. 그런 어른들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절망감에 빠진다. 급기야 아이들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반기를 들고서야 그들 역시 소라껍질에 몸을 숨기기 바쁜 소라게처럼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책장을 넘겨보면 암에 관한 다큐를 본 후 게(라틴어로 cancer)의 형상을 한 암(cancer)이 아버지를 먹어치우는 환영에 시달리며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신이치가 등장한다.

여기에 신이치의 할아버지인 쇼조가 몰았던 배의 사고로 엄마를 여의고 그 죽음의 이유를 찾아 헤매는 나루미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시작된 부모의 학대에 방치된 하루야.

이 세 아이는 그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상처를 끌어안고 산다.

그들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소라게를 불로 지져 소원을 비는 일뿐이다. 그 주술적인 의식은 단순한 놀이에서 벗어나 암묵적으로 서로의 바람을 청하고 들어주는 형태로 변한다.

500엔 정도의 돈을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은 같은 반 아이의 사고를 바라는 것으로, 그리고 급기야 엄마의 애인이 없어졌으면 하는 잔혹한 바람으로까지 이른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몬 암이라는 병에서 게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집게발로 엄마의 애인을 해치는 상상을 하는 등 '게'는 소년의 마음 안에 내재된 죽음과 파괴의 이미지를 대변한다.

'달'은 파괴와 죽음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소년을 붙들어주는 구원의 이미지다. 달빛이 만든 자신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는 게처럼 신이치는 제어되지 않는 자신의 섬뜩한 바람이 스스로를 괴물로 만들고 있음을 깨닫는다.

혼자만 내쳐질 것 같은 공포로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하게 되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섬세한 감정선이 이러한 상징성과 어우러지며 작품의 감동을 더한다.

여기에 미스터리에 강점이 있는 작가 미치오 슈스케는 세 아이가 서로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일들이 반전의 요소로 작용해 이야기를 더욱 흡인력 있게 끌어줄 것이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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