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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3.15 19:52: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이순원 (지은이) | 실천문학사, 240쪽, 1만원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국내 내로라하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소설가 이순원씨가 지난 1996년 출간한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을 재출간했다.

이 책은 작가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아들과 함께 고향 강릉으로 가는 대관령을 넘으며 나눈 대화를 그대로 옮긴 실화에 가까운 소설이다.

15년 전 출간 당시 '아버지'가 주요 대상층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개정판은 '아들'로 무게중심을 옮겨 앞부분의 다소 무거웠던 배경을 대폭 축소했다.

그리고 '성장'의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지금은 장성해버린 두 아들이 어린아이였던 시절에 함께 넘었던 대관령 고갯길을 배경으로 여운과 감동을 전한다.

책장을 넘겨보면 화자인 나는 소설가이자 두 아들을 둔 아버지이다. 강릉 대관령 고개 아래 본가를 둔 나는 최근에 발간한 소설책 때문에 마음이 심란한 상태다. 그 책에 부모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집안의 오래된 상처를 드러내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기도 할뿐더러 새로 나온 족보를 핑계 삼아 다녀가라는 아버지의 전언을 들은 나는 큰아들인 상우와 함께 대관령을 걸어 넘기로 결심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흔히들 '아흔아홉 굽이'라고 할 만큼 크고 작은 굽이가 셀 수없이 많은 해발 800여 미터 이상의 대관령 길을 걸어 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마음을 위로하는 아들의 진심, 그런 아들에게 때로는 의지하고 때로는 넉넉한 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일러주는 아버지. 이들 부자의 대화는 담백한 감동과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은 출발 전과 도착 후에 해당하는 단락을 제외하고 모두 서른일곱 굽이로 나누어 부자간의 대화를 담았다.

열아홉 굽이까지의 이야기는 10대의 아이에게 해줄 만한 자연만물에 대한 이야기와 집안의 내력을, 스무 굽이부터는 성인이 되어 이제 독립해야 할 시기가 되는 20대의 자식에게 부모가 해주고 싶을 이런저런 인생의 조언을, 그리고 아이 역시 아버지가 될 나이인 서른 굽이부터는 또 그에 걸맞은 '좋은 어른의 길'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서른다섯, 서른여섯 굽이를 돌며-우정에 대하여'는 2011년 개정 초등5학년 교과서에 전문이 수록되는 부분으로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관계 맺기'란 무엇일까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는 내용으로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개인주의' 성향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아버지로서의 뿌듯함과 작가의 아버지의 정신적 고통을 이해하려는 아들의 사랑을 통해 부권 상실과 가족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 작가는 "아들과 함께 대관령 꼭대기에서 산 아래까지 걸어 내려왔을 때 나는 우리 아이가 하루 만에 부쩍 성장한 느낌을 함께 나눈 대화 속에 느낄 수 있었다"며 "무슨 이야기를 할까 미리 걱정하지 말고 여러분도 부모님과 함께 하루 종일 산속으로 난 길을 걸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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