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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3.08 15:36: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아가미

구병모 (지은이) | 자음과모음(이룸), 210쪽, 1만원

'위저드 베이커리'로 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구병모 작가가 장편소설 '아가미'를 내놓았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쓴 '아가미'는 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죽음과 맞닥뜨린 순간 생(生)을 향한 몸부림으로 물고기의 아가미를 갖게 된 남자 '곤'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비밀스러우면서도 가슴 저린 운명을 담았다.

생계의 위기와 아내의 가출 등 잇따른 불행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한 남자.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절망으로 아들을 품에 안은 채 호수에 뛰어든다.

남자는 끝내 목숨을 잃지만 아이는 살아남는다.

희박한 산소를 찾아 호흡하려는 본능적 의지가 아이의 목에 아가미를 탄생시킨 덕이다.

아이는 호수 근처에서 살고 있는 노인과 노인의 손자 강하에게 거두어지고 '곤'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아가미로 숨을 쉬고 등에 돋은 비늘을 빛내며 조용하고 깊은 호수 속을 유영하는 곤.

그는 인간이자 물고기인 자신을 어디에도 드러낼 수 없기에 노인과 강하, 그리고 호수 근처가 그가 경험하는 세계의 전부다.

하지만 그에게는 물속에서 한없는 평온과 자유를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다.

참담한 현실이 끌고 간 죽음의 문턱에서 아가미를 얻게 된 곤은 그렇게,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간다.

곤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강하의 할아버지와 강하, 강하의 어머니인 이녕, 그리고 우연히 물에 빠졌다가 곤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여자 해류다.

곤을 보는 그들의 시선은 각기 다르다.

곤과 성장기를 함께 보낸 강하는 그가 언젠가는 다른 곳으로 영영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품은 채 내심 그를 걱정하면서도 겉으로는 짐짓 거칠게 대한다.

마약에 찌든 채 십수 년 만에 집에 돌아온 이녕은 곤의 비늘을 보고 환각 상태에서 경험한 물속 환상을 떠올리며 아름다움과 그리움을 느낀다. 삶에 지쳐 무력감에 빠져 있던 해류는 짧은 순간 곤을 만나고 난 뒤 자신이 만난 이상한 존재에 대해 신비감과 경이감을 간직한다.

이렇듯 곤은 그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자 그리움의 대상이자 신비의 대상이며, 이는 곧 태곳적 순수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세계에 대한 그들 각자의 입장이기도 하다.

'아가미'는 결국 곤과 그를 둘러싼 세 사람의 비밀스러우면서도 가슴 저린 운명을 통해 곤이 상징하는 그 세계를 우리가 어떻게 잃어버렸는지, 왜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야기한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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