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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전기엔 '단양 영춘대추' 유명세

세종실록지리지에 '최고 품질' 소개
연산군도 "영춘대추 진상하라" 명령
보은대추 명성은 조선후기이후 추정

  • 웹출고시간2011.02.21 17:13: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선시대 전기에는 의외로 단양 영춘의 대추(棗)가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보은 대추의 명성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것보다 다소 늦은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단양 영춘 대추

각종 사료를 종합하면, 우리 선조들이 여러 과실나무를 지금처럼 의식적으로 심고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12세기 무렵인 고려시대 명종 때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사 지리지 권79 농조(農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한글로 번역한 내용이다.

'고려 명종 18년(1178) 3월 제를 내리기를 "… 또한 뽕나무를 철따라 심고 옻나무, 닥나무, 밤나무, 잣나무, 배나무, 대추나무 등 과일나무를 각각 때에 맞추어 심어서 이익을 얻도록 하라"고 하였다.'

이와 관련해 여러 과일중 충북 대추의 명성을 사료상으로 추적한 결과, 지금까지 피상적으로 생각해오던 것과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상당수 사람은 보은대추의 명성이 꽤 오래 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조선 전기에는 지금의 단양 영춘 대추가 더 유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본보가 1454년에 간행된 세종실록지리지를 살펴본 결과, 당시 나라에 공물로 바쳐졌던 과실류는 밤, 잣, 대추, 호두, 은행, 배, 능금, 석류, 감 등 13개 품목에 이르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로 충북 영춘 대추에 대해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뜻으로 '良最'(세로선)라고 표현했다.

이들 품목은 전국 89개 군현에서 국용 임산물의 한 품목으로 바쳐졌다.

나아가 세종실록지리지는 영춘에서 생산되는 품목을 소개하면서 유독 대추에 대해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뜻인 '良最' 표현을 해놓았다. '土宜, 菽、粟、小豆、蕎麥、桑、棗(最良)'. <사진 세로줄>

인용글 중 '土宜'(토의)는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菽, 粟, 小豆, 蕎麥, 桑은 콩,조, 팥, 메밀, 뽕나무 등을 각각 의미하고 있다.

이같은 인식은 연산군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져 연산군이 직접 영춘대추를 진상할 것을 명령한다.

'전교하기를, "영춘현(永春縣)에서 생산되는 대추를 해마다 헌납하라"하였다.'(傳曰: "永春縣産大棗其歲獻.")

영춘 대추는 70여년 후에 쓰여진 신증동국여지승람 내용에도 다시 등장한다.

당시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전국 대추 산지로 경상도 하양(지금의 경산), 충주, 청풍, 단양, 음성, 영춘 등을 적어놓고 있다. 여기서도 영춘은 보이고 있으나, 보은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현재도 보은 대추를 소개할 때면 '비야 비야 오지 마라, 대추꽃이 떨어지면 보은 시악시 시집못가 눈물 난다'는 구정이 자주 인용되고 있다.

본보가 사료를 관찰한 결과, 이같은 명성은 조선후기 내지 근대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전남 강진에 유배 중인 1817년(순조 17)에 조선의 근본적인 개혁을 강조한 경세유표(經世遺表)를 쓰게 된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생각건대, 심고 가꾸는 정사는 또한 나라의 쓰임을 넉넉하게 하고 백성의 살림을 돕는 것이다. 봉산ㆍ황주의 배, 가평ㆍ양주의 밤, 청산과 보은의 대추, 풍기·순창의 감, 강진·장흥의 귤·유자·치자 따위는 법을 시행하여 모두 심도록 권장함이 마땅하다.'

인용문에 등장한 지명들은 모두 해당 과일의 명성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것과는 별개로 조선시대 대추 명산지인 영춘과 보은은 내륙산간이고 일교차가 크다는 공통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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