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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의 삶 그리고 고충 - 쓰러지는 충북 소방관

5년간 공무중 64명 다쳐 '3D중의 3D'
부상땐 경제적 타격…수당도 쥐꼬리

  • 웹출고시간2011.02.07 20:04: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소방관들이 지쳐가고 있다. 불시 화재·구조·구급 출동은 기본이며, 겨울엔 주택에 달린 고드름도 떼야 한다. 보통 심각한 격무가 아니다. 이로 인해 충북에서 매년 수십명씩 쓰러지고 있다. 악순환의 되풀이다. 이에 본보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악전고투'하는 충북 소방관들의 삶과 고충을 3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지난 12월30일 내덕동 빌라화재를 진압하다 큰 부상을 당한 박석기 소방교(가운데)의 사고 전 모습. 동료들과의 산악구조훈련 도중이다. 늠름했던 그는 화재 당일 한 생명을 구하려다 건물 3층에서 떨어졌다. `

ⓒ 사진제공=청주동부소방서
지난 12월30일. '왜앵~'. 요란한 출동 사이렌이 평화로운 저녁하늘을 갈랐다. '청주시 상당구 내덕2동 빌라 화재'.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는 다세대 주택 밀집지역이었다.

소방관 198명, 의무소방대원 21명 등 230여명이 투입됐다. 펌프차량 12대, 물탱크 차량 2대 등 화재진압 장비도 총동원됐다.

청주동부119구조대 박석기(29) 소방교도 서둘러 개인 장비를 맸다. 현장 상황은 최악이었다. 이미 불길은 4층 건물을 휘감았다. 입주민은 모두 대피했다고 들었다.

그때, 한 중국인 여성이 박 소방교 앞에서 오열했다. 남편이 4층에 있다고 했다. 망설일 틈이 없었다. 30㎏나 되는 소방장구를 매고 불구덩이 안으로 뛰어들었다.

건물 내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숨 쉬기도 어려웠다. 화염과 연기는 박 소방교를 잡아먹을 듯 공격했다. 촉감에 의지해 계단을 올랐다. 겨우 3층에 올라선 순간, 발을 헛디뎠다. 벽은 타서 없어진 상태였다. 박 소방교는 그대로 바깥으로 떨어졌다.

턱뼈가 부서지고, 치아 10개가 부러졌다. 부러진 한 쪽 무릎 뼈는 피부를 찢고 튀어나왔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이튿날 청주 성모병원에서 7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현재로선 현장근무 복귀 여부를 낙관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오는 3월20일로 예정된 동료 소방대원과의 결혼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동료 대원들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박 소방교의 아픔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제적 타격까지 입었다. 박 소방교는 현재 공상처리 중이다. 이변이 없는 한 치료 종료 후 의료비 전액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급여다. 박 소방교는 현재 기본급만 받고 있다. 평소 실수령액의 절반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수당 비중이 큰 소방관으로선 타격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당 자체도 '쥐꼬리'다. 위험수당이 월 5만원에 불과하다. 구조·구급대원은 특정업무수행비로 월 10만원을 더 받는다. 하지만 한 달 출동건수가 수십 건임을 감안할 때 한 건당 수당은 몇 천원 수준이다.

소방관들의 공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충북의 경우 지난 2006년 15명, 2007년 17명, 2008년 12명, 2009년 8명, 2010년 12명 등 최근 5년 간 64명이 다쳤다.

순직도 지난 1988년 이후 5건이 발생했다. 1988년 충주 공장화재로 1명, 1996년 과로사로 1명, 1997년 출장 중 교통사고로 1명, 2000년 과로사로 2명이 각각 숨졌다.

평균 수명도 가장 짧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밝힌 소방관 평균 수명은 58.8세. 한국인 남성 평균 77세보다 18년 이상 짧다. 과중한 업무와 유독가스 중독 탓이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에는 소방병원 하나 없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은 사회의 무관심 속에 지쳐가고 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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