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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부부는 서로 '자내'라고 불렀다

충대 이양순씨 논문…제3자 지칭할때도
같은 말 '당신'과 경쟁에 지면서 사용 줄어

  • 웹출고시간2011.02.07 17:44:1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순천김씨언간을 분석한 결과, 16세기 중세에는 '자내'라는 호칭이 부부간 호칭어로도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어머니 신천강씨가 시집간 딸 순천김씨에게 보낸 편지다.

'자내'라는 호칭이 16세기인 중세에는 이른바 부부간 호칭어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이 호칭은 대화 자리에 없는 제 3자를 지칭하는 말로도 사용되는 등 쓰임새가 매우 넓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자내'가 현대적으로 변한 '자네'는 듣는 이가 친구나 아랫사람인 경우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비존칭어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충북대 강사 이양순 씨의 논문 '순천김씨언간에 나타나는 인칭대명사' 논문에 따르면 편지가 쓰여진 16세기에는 그 용법이 지금과 크게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77년 비행장 건립공사 현장인 청원군 북일면에서 미라와 함께 다량의 한글 편지글(언간)이 발견됐다. 무덤 주인공은 김훈의 딸이면서 시집을 간 순천김씨였다.

따라서 당시 발견된 글은 시집간 딸이 친정 어머니(신천강씨)로부터 편지를 받아본 내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친정 어머니는 당시 딸(순천김씨)에게 보낸 190여장의 언간(諺簡)에서 시집간 딸을 그리는 모정, 병들고 빈한한 노년의 적막한 마음, 바람을 피운 남편에 대한 미움과 하소연, 주인과 종 사이에 벌어지는 미묘한 갈등 등의 내용을 적었다.

특히 그녀의 편지글은 한글이면서 구어체로 쓰여진데다 받아보는 대상이 시집간 딸이어서 당시 어문과 사회생활상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가족 구성원 중 어미니와 시집간 딸은 지금도 흉금을 가장 많이 터놓고 대화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이씨의 논문은 1인칭 호칭어 '나', '우리' 2인칭 호칭어 '너', '그대', '너희' 등은 지금과 그 쓰임새가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독 '자내'라는 호칭어만큼은 지금과 비교해 다소 복잡하면서 예외적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호칭어 자내는 16세기말의 경우 △2인칭일 때는 대화 자리에 없는 제 3자를 호칭하고 △또 부부간 호칭어로도 사용되는 등 이원성을 지녔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세국어를 제작 시스템상 현대문으로 고쳐 옮기면 '자내는 져믄 겨집 풍류해이고…'라는 표현이 전자의 대표적인 용례가 되고 있다.

논문은 이에 대해 "이때의 '자내'는 딸이 아닌 대화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남편(김훈)을 지칭하고 있다"며 "정황상 신천강씨의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후자의 용례는 '자내 몬져 가시난고 자내 날 향회…'라는 표현이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논문은 이에 대해 "이때의 '자내'는 아내(신천강씨)가 남편(김훈)을 호칭하는 말"이라며 "이처럼 편지 곳곳에는 남편이 아내를, 혹은 아내가 남편을 '자내'라고 호칭하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자내라는 호칭은 중세인 16세기에는 대화자리에 없는 사람외에 부부간 존칭의 호칭어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호칭어 '자내'는 용도가 같은 말인 '당신'과의 경쟁에서 패배, 이후 △예사높임에서 예사낮춤으로 전락 △그리고 접미사 내의 존칭기능 미비 등의 과정을 거친 끝에 사용 빈도수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고 논문은 밝히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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