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1.01.11 14:23: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최제훈 (지은이) | 자음과모음(이룸), 384쪽, 1만3천원

'퀴르발 남작의 성'으로 이름을 알린 최제훈 작가의 첫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이 발간됐다.

문예 계간지 자음과모음 '픽스업'이라는 장르로 1년여에 걸쳐 연재된 소설이다. '픽스업'은 네 개의 중편이 모여 하나의 장편을 이루는 형식으로, 연작 소설과는 개념이 다른 장르다.

최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각각의 고유한 개성을 간직한 중편 네 개를 커다란 틀 안에서 하나의 장편으로 승화시켰다.

산장에 모인 여섯 명의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연쇄살인에 흥미를 느끼는 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실버 해머'에서 선택받아 초대되었다는 사실이다. 카페 주인인 '악마'의 부름을 받고 모인 자들은 함께 모여 '악마'를 기다리지만 정작 그는 나타나지 않고, 어느 순간부터 실재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게임이 시작된다.

이야기 첫 번째인 '여섯번째 꿈'에는 연쇄살인에 관심이 많은 인터넷 카페 모임인 '실버 해머'가 등장한다. '악마'라는 이름의 카페 주인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회원 여섯 명을 골라 산장으로 초대를 하고, 그 초대에 응한 사람들이 어느 금요일 저녁 산장에 모여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연쇄살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악마'를 기다리는 사람들. 밤은 깊어가고 눈은 점점 더 많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악마'는 나타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신 사람들은 하나둘씩 취해간다. 희붐한 새벽빛이 넘어올 때쯤 사람들은 깔끔하게 정돈된 여섯 개의 방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된다.

두번째 이야기인 '복수의 공식'에서는 다섯 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슈베르트의 현악4중주를 틀어놓고 죽음을 미리 선고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 남자, 나비문신의 건달에게서 생긴 트라우마로 인생을 망친 남자, 샛강모텔에서 눈을 뜬 무명의 여배우와 킬러, 코스모스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며 과거를 회상하는 여자, 평생 되는 일 하나 없는 남자에게 끔찍한 우연으로 날아든 새 인생 등 각각의 이야기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세번째 'π'에서는 어지럽게 교차되는 시점, 안으로 계속 파고들며 진행되는 액자식 구성이 다. 원서의 내용 중 아주 작은 부분을 아무도 모르게 바꿔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에 쾌락을 느끼는 번역가 M은 어느 날 묘령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여섯번째 꿈'을 번역하게 된 작가 M에게 그녀는 매일 밤 조금씩 이야기를 들려준다. 타인의 물건을 훔치고 자신의 물건을 두고 가는 것을 취미로 삼는 하루는 어느 날 백지같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안경사에게 마음이 꽂히고, 그의 방에 몰래 들어가 카메라를 들고 나오는 대신 모텔 열쇠를 두고 나온다. 그리고 다시 찾은 그의 집 앞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과 부딪힌다.

마지막 이야기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는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편의 미스터리소설로부터 시작된다. 도서관 폐관을 알리는 소리와 동시에 대출대로 달려간 '나'는 연체된 책으로 인해 빌려가지 못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망막이 찢어져 거의 한 달 간 앞을 볼 수 없게 된다. 시각을 잃으면서 새롭게 느끼게 된 예리한 다른 감각들은 '나'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고, '나'는 다 읽지 못했던 뒷부분의 이야기를 완성시켜나간다.

이 책은 네 개의 중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중편들은 몇 개의 코드 혹은 전체의 서사가 엮여 마치 강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하나의 거대한 장편 서사를 갖춘다.

유기적인 연결 고리 안에서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하나의 코드 혹은 전체의 서사를 엮어 계속해서 생성되고 소멸된다.

/ 김수미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