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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못하는 아파트 중앙정수처리시설

2008년 이후 청주지역 아파트 10곳 설치
비싼 유지·관리비에 비해 효과성 '글쎄'
시 "오히려 수돗물 질 떨어뜨릴 수 있어"

  • 웹출고시간2010.11.30 18:58: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막대한 유지·관리비용이 드는 아파트 단지 내 자체 중앙정수처리시설이 정수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채 청주지역에 우후죽순 설치되고 있다.

청주시는 "오히려 수돗물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해당 시설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세웠으나, 이 같은 사실이 입주민들에게는 전달되지 않고 있다.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체 중앙정수처리시설은 말 그대로 수돗물을 한 번 더 걸러주는 장치다. 소금을 넣어 부드러운 물로 바꿔준다는 '정수연화장치'와 필터에 물을 거르는 '여과장치'로 구성돼 있다.

자체정수처리시설은 지난 2004년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졌다. 이른바 '명품 아파트' 붐이 일면서다. 통상 건설업체와 입주자대표회의 간 협의에 따르거나 건설업체가 일종의 '옵션'으로 설치해주며 비용은 적게는 1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2004년 이후 203곳에 설치됐다.

그러나 최근 주춤하고 있다. 비싼 유지·관리비에 비해 별다른 정수효과가 없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서울지역 아파트 31%가 가동을 중단했다.

반면 청주시는 아직 정확한 설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설치여부가 법적 인·허가 사항이 아니라 알 도리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본보가 청주시에 의뢰, 파악한 현황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단지 23곳 중 10곳이 자체 정수처리시설을 보유 중이다.

대상지는 가경동 선광로즈웰, 분평동 계룡리슈빌1·2단지, 가경동 강서대림e편한세상, 복대동 금호어울림 1·2단지, 사직동 두산위브제니스, 비하동 계룡리슈빌 2차, 사직동 푸르지오·캐슬아파트, 복대동 신영지웰시티 1차다.

시는 이와 관련, 지난해 이미 '권장할 시설이 아니다'라는 자체 결론을 내렸다. 상수도사업본부 수질검사를 통해서다. 당시 한 아파트에 대한 검사결과, 잔류 염소가 하나도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수돗물 소독 약품인 염소가 없으면, 오히려 소독이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청주지역에 공급되는 수돗물은 그냥 마셔도 된다"고 말했다.

유지비 부담도 문제다. 실제 복대동 금호어울림 1·2단지가 이런 이유로 해당 시설을 설치해놓고 미가동 중이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통상 1천세대 기준으로 월 80만원 정도의 유지비가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금으로 정수하다보니 미끈미끈한 물이 나온다는 민원도 있어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하동 계룡리슈빌 2차는 세대 미입주로 인한 비용부담 문제로, 사직동 푸르지오·캐슬과 복대동 신영지웰시티 1차는 비용발생으로 인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필요를 이유로 아직 미가동 중이다. 비싼 시설이 제 역할을 못하는 셈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27개 건설사와 자체 중앙정수처리시설 설치를 자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희망자에 한해 기술 자문이나 수질 검사도 해주고 있다.

그러나 청주시는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사실상 아파트 단지 내의 자체정수시설은 법적 사항이 아니라 알 길도 없고 규제할 권한도 없다"고 설명한 뒤 "일단 설치 연유와 사용 및 관리상태 등을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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