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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0.05 13:52: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시인 양문규씨

영동 출신 양문규 시인(51·사진)이 네 번째 시집 '식량주의자'(시와 에세이 출판사.128쪽)를 출간했다.

천년 고찰인 영동 영국사 인근에 여여산방(如如山房)이라는 처소를 마련해 머물고 있는 양 시인은 이번 신작 시집 '식량주의자'를 통해 가을빛처럼 깊고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인생의 여정을 현미경 같은 시선으로 담아냈다.

시집 속의 '식량주의자'는 혹독한 가난과 가파른 노동을 통과해온 아버지의 젊은 날과 함께, 이제는 소멸해가는 폐농의 시간을 쓸쓸하지만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이 시집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오랜 경험적 세목들을 실물 감각으로 복원해주고 있다.

양 시인은 이 시집에서 '아버지'로 대표되는 한 세대의 삶과 시간, 그리고 거기서 비롯되는 자신의 정서를 서정적으로 형상화 해 놓았다.

이어 양 시인은 오랫동안 가난한 생을 이어온 이들에게 차분한 연민의 시선을 보낸다.

둘째 언어를 다루는 솜씨와 말놀이 감각을 맘껏 드러내고 있다.

양 시인은 말놀이의 감각을 탄력 있게 살려내서, 모든 살아 있는 존재자들이 유기적으로 서로 결속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천진하고 음악적인 언어가 시의 본질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얘기다.

셋째 묘사와 어조의 활달함이 시적 매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양 시인은 일상에 편재해 있는 불모성과 소통 단절을 치유하고 새로운 소통이 가능토록 꿈을 꾸고 있다는 점이다.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이 시편에서, 화자는 평생 농사꾼으로 그리고 '식량주의자'로 살아오신 아버지를 회억(回憶)하고 있다.

시 속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한평생 '논과 밭' 그리고 '쌀 보리 밀 콩 감자 고구마'를 향한 연민과 사랑을 일관되게 실천하신 분이다.

문학평론가 김용희 교수(평택대)는 "양 시인의 시는 단순히 향토적 서정이나 소박함이라 말할 수 없다. 그것은 뜨거우면서도 서늘하고, 잔잔하면서도 애틋한 아들과 아버지의 질긴 탯줄 때문이다"며 "늙어가면서 정들고 비로소 자신의 생명처럼 품게 되는 늙은 아비. 그 아비 앞에 아들의 시는 몸과 언어가 하나의 태반으로 잉태되고 있다"고 평했다.

현재 계간 '시에'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인 양 시인은 1960년 영동에서 태어나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9년 한국문학을 통해 시작활동을 시작한 이래 '벙어리 연가' '영국사에는 범종이 없다' '집으로 가는 길'등 향토색 짙은 시집들을 발표했다.

영동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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