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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석조불상' 정원석처럼 방치

중부고속도 유물전시관 야외 전시… 보존처리 안돼 이끼끼고 훼손위기

  • 웹출고시간2010.08.30 18:57:4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국가예산으로 발굴한 석조 문화재가 관리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한 채 야외 정원석처럼 방치돼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게다가 이 석조 문화재는 처음 발굴한 장소를 이탈한 것으로, 문화재 원적주의(原籍主義)도 벗어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지역 문화재계에 따르면 충북대박물관이 주축이 된 조사단은 지난 1985년 중부고속도로 건설 예정지인 청주시 내곡동에서 175㎝ 크기의 머리가 없는 석조여래입상을 발굴했다.

야산 기슭의 경사가 완만한 곳에서 발견된 이 불상은 불의(佛衣) 조각선이 매우 정교하고 또 깊은 양감을 지니고 있어, 문명대(당시 동국대) 교수에 의해 고려 전기의 작품으로 추정됐다.

수인(手印)은 마모가 다소 심하지만, 왼손은 여원인(與願印), 오른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이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여원인'은 왼팔을 길게 아래로 늘어뜨리고 손가락을 펴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한 모습, 시무외인은 오른손을 꺾어 어깨높이까지 올리고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손바닥이 밖으로 향하게 한 형태를 말한다.

이밖에 좌대에 난 홈은 34x22㎝ 정도로, 불상 너비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 석조물이 '세트' 이뤘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에따라 당시 이 석조유물은 비록 불두(佛頭)가 존재하지 안으나, 청주지역 중세 불교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았다.

청주지역은 고려시대 때 불교가 크게 융성했으나, 현존하는 석조불상은 손에 꼽을 정도도 안되고 있다.

굳게 잠긴 중부고속도로 유물전시관 모습으로, 우측 소나무 밑에 석조불상이 보인다.

그러나 이 석조불상은 2년 뒤인 1987년 음성군 삼성면 용성리에 '중부고속도로 유물전시관'이 건립되면서 그곳 야외로 옮겨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도로공사는 당시 중부고속도로 건설 예정지에서 출토된 유물·유구 등을 지금의 유물 전시관 한 곳으로 모아, 수장·전시해 오고 있다.

그러나 청주 내곡동 석조여래입상은 보존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로 야외에서 20년 넘게 전시되면서 표면에 이끼가 많이 끼는 등 원형 훼손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도로공사측은 학예사를 배치하지 않음은 물론 전화도 개설해 놓지 않는 등 사실상 유물전시관 관리에서 손을 뗀 상태로, 석조여래입상이 문화재적 도움을 거의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도로공사측은 "평일에는 전시관문을 연다"고 밝히고 있으나, 웹사이트에는 '문이 굳게 잠겨 있어 헛걸음을 했다'는 표현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1주일전 일요일에도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에따라 석조여래입상을 국립청주박물관으로 옮겨 더 이상의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한 전문가는 "가장 시급한 것은 보존처리를 해 이끼가 더이상 끼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통견 옷주름 조각이 빠르게 망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발굴 당시에는 국립 청주박물관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문화재 원적주의는 물론 지역 불교사 연구를 위해서도 청주박물관 이전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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