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7.10.23 22:44:4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저녁을 드신 할아버지께서 당신의 방에서 D일보를 펼치고 안경너머로 기사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어내려 가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할아버지를 거쳐 아버지까지 손을 탄 신문은 마지막으로 손녀인 나에게 오고, 네 컷 짜리 ‘ 고바우 만화’를 나에게 보여준 그 신문은 그제야 생명을 다 하고 마루에 있는 쌀뒤주 옆 신문지 더미 위로 던져졌다. 그리고 할머니께서는 당신이 한 아름 들 수 있을 정도의 부피가 되면 그 신문은 고물 장사에게 넘겨 꼬깃꼬깃한 몇 푼을 받아 당신의 쌈짓돈으로 삼았다. 그 신문은 우리 집안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신문은 그 자체로서 집안 생활의 문화를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2년째 애독하고 있는 충북일보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배어 있어 독특했다. 중앙지와는 달랐지만 세상을 보는 색다른 안목과 깊은 심성은 그 못지않았다. 기자들이 전하는 목소리도 다른 기사들과는 음색이 달랐다. 고물을 주워 생계를 꾸리는 노인, 새벽부터 해가 저물 때 까지 농사일을 놓을 수 없는 허리 굽은 농부, 병든 몸 때문에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들…. 지역 현안을 대하는 눈과 해법도 이채로웠다. 여기엔 기자들 각자의 진한 삶의 경험이 보태진 까닭일 테다. 이들이 아니라면 ‘여자 교도소 수용자들의 추석맞이’란 기사의 여자 수용자들을 누가 주목할 수 있었을까. 어느 기자가 여의치 않은 독거노인들의 생활상을 이처럼 안타깝게 전할 수 있을까. 충북일보의 기사는 기자들의 글 솜씨와 마음씨를 동시에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신문 독자들은 바로 그러한 인간적인 면을 신문을 통해 바랄 것이다. 아침마다 배달되어 오는 따스한 충북일보의 잉크냄새를 기다리는 독자들이 할아버지를 거쳐 아버지의 손을 타, 마지막으로 손자들에게까지 읽혀질 수 있는 신문으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 내일 아침, 애독자들은 취재기자들보다 더 날카로운 눈빛으로 신문을 받아볼 것이기 때문이다.

/정상희 <청원군청 문화공보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