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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20일 오후 4시20분, 서울 올림픽 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한나라당 박관용 경선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입이 열리는 순간 무대 뒤쪽에 앉아 있던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희비는 엇갈렸다. 박 위원장이 이명박 후보를 오는 12월 치러지는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의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발표했기 때문이다.

***패배를 진정으로 인정해야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1년여 레이스가 끝났다. 대선에 나설 최종 후보도 결정됐다. 패자들의 경선 승복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시원하다??는 반응을 듣기 어렵다. 오히려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대부분 경선 후폭풍과 후유증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빅2??간 상처가 너무 깊기 때문이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게 문제다. 한번 꼬인 감정을 푸는 최고의 방법은 시간이다. 그런데 대선까지 충분치 않다. 한나라당이 가야할 길이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험난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도 여기 있다.
승자와 패자의 화학적 결합은 쉽지 않다. 5년이란 세월은 마냥 기다리기에 너무 긴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자가 가야할 길이 있다. 대한민국 정당의 과거 대선 후보 경선 역사를 돌이켜 보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1997년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가 대결했다. 그리고 이인제 후보가 패했다. 하지만 이인제 후보는 패배를 승복하지 않았다. 국민신당까지 만들어 본선에 나섰다. 결과는 3위(500만표 득표)에 그쳤다. 그 바람에 40만표 차로 정권을 놓친 신한국당과 그 지지자들로부터 심하게 욕을 먹었다.

그 뒤 대세론을 업고 2002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노무현 후보에게 밀리자 중도에 경선을 포기했다. ‘끝없이 추락한?? 패배자의 길을 선택한 꼴이 됐다.

한 달여의 한나라당 경선은 참으로 무질서했다. 당으로선 네 번째 대선후보 경선인데도 성숙도는 거꾸로 갔다. 방법도 거칠었다. 금도(襟度)가 없어 상호 파괴로 치달았다. 경선 기간 내내 상호 네거티브가 주를 이뤘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화를 내고 분노하면 복수에 대한 생각으로 치닫게 된다. 복수의 감정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우선 자신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복수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 있다. 경쟁이 끝난 뒤 승복의 키워드는 용서와 너그러움, 그리고 받아들임이다. 패자는 패배를 진정으로 인정해야 두 번의 패배를 막을 수 있다. 또 언제까지 패자일순 없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떠난 배만을 생각한다면 희망은 없다. 패배도 내 인생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그래야 남을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좌절과 분노와 회한으로 가득 찬 복수심은 본인에게도 주변 사람에게도 괴로운 일이다.

***기다림이 해결책일 수 있다
경선 패자가 또다시 불복을 되풀이하면 대한민국 정치사에 다시 한 번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된다. 승자 역시 패자의 승복을 진정으로 받아들여야 최후의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한나라당만을 위한 충고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궁사(弓士 )가‘오호의 활(烏號弓)??에 ??기위의 화살(?衛矢)??을 갖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완벽할 수 없다. 정치가도 마찬가지다. 다만 주변의 도움과 협조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 하지 않던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돼 부족함을 메우면 된다.

과거는 흘러갔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집착할 것이란 곤 아무것도 없다.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운 승복을 통해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아무리 애써도 되지 않는 것이 있다. 그러나 가끔은 기다리다 보면 해결되는 수가 있다. 수치심이 ‘존대??하고, 자존심이 ??겁 많아??선 곤란하다.

/함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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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