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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8.15 06:42:4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님과 남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님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데 비하여, 남한테는 밥 한술을 주기도 아깝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처럼 님과 남은 그렇게 멀기만 한 사이도 아닌 것 같다.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고 님이 되어 만난 사람도,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찍으면 도로남이 되는…”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남녀가 쉽게 만나서 정을 나누다가도 언제 그랬더냐 싶게 헤어지는 세태를 풍자한 가요이다.

왜 이런 사랑이 성행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사랑은 주는 것이란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욕심만 채우려고 들기 때문이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면 행복해 질 것으로 알고 사랑을 시작하지만 백수건달이란 사실을 알고는 서둘러 헤어지고 마는 여자들도 있을 것이다. 예쁜 여자만 만나면 행복할 것으로 믿고 불나비처럼 달려들었지만 욕망을 채우고 나서는 금방 싫증을 느끼는 남자도 물론 많을 것이다.

결국 님과 남은 점하나를 찍고 지우고의 차이에 불과하듯이 사랑과 미움도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비단 사랑뿐일까? 요즘 정치판은 사랑 못지않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다반사로 하고 있다. 아무리 정당을 많이 만들어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민의를 제대로 파악해서 구현하기위한 수단으로 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잡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잘 나가던 열린우리당이 방황하기 시작한 것은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결국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치를 못했다는 뜻이다. 지금이라도 민의를 제대로 파악해서 정책에 반영하기만 한다면 지지율은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그것이 바로 본질인데도 본질에 충실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정당만 바꾸면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착각하는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사실 이런 사례는 역사를 통해서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군인들이 5·16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잡은 뒤에 민주공화당을 창당해 통치를 하다가 힘이 부치니까 유정회란 유사정당을 만들어서 통치권을 강화해보려고 시도했다. 결국 10·26이란 정변을 맞은 후에도 군사통치란 본질은 고칠 생각을 않고 민주정의당을 새로 만들었지만 누구도 문민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군인이 옷을 벗고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됐다고 문민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비슷한 얘기는 개인에게도 적용된다. 성실한 사람일수록 직장이나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는다. 사기꾼일수록 툭하면 직장을 옮기고 전화번호도 자주 바꾼다. 이런 특성은 국가기관이라고 다르지 않다. 요즘 한나라당 경선에 개입했느냐는 문제로 눈총을 받고 있는 국정원의 변신도 같은 맥락이다. 중정, 안기부, 국정원 등으로 개명돼 왔지만 그 본질이 달라졌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름을 바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치개입이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행동만 바르게 한다면 인식은 자연히 바뀌게 마련이다. 이런 현상은 기무사도 비슷해 보인다. 특무대, 보안사, 기무사로 간판을 바꿨다는 사실보다는 아직도 민간인 사찰을 하고 있느냐 여부가 핵심이다. 정보기관들이 명칭을 몇 번씩이나 바꾸고도 여전히 의심을 받고 있는 반면 경찰이나 검찰은 단 한 번도 개명을 하지 않았지만 폐지를 주장하는 소린 들리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이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주당 등을 거쳐 민주신당으로 바뀌었지만 진정한 신당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탈당, 창당, 통합을 반복하는 복잡한 과정은 초보 마술사의 설익은 연기처럼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도로남이라는 가요는 “정을 주던 사람도 그 마음이 변해서 멍을 주고 가는 장난 같은 인생사…“라고 이어진다.
정치인들이야 정권을 잡겠다는 욕심으로 멍을 받을 수도 있지만 국민들은 무슨 죄가 있어서 상처를 받아야 하는 건가?
/최종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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