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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7.31 09:29: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글쓰기는 사람이 갖춰야 할 커뮤니케이션 능력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글쓰기’와 ‘말하기’’는 언어학에서 말하는 ‘랑그(langue)’와 ‘파롤(parole)’처럼 다르다.

글은 일회성 운명을 가진 말과 달리 기록으로 남아 영원성을 지향한다. 그러나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글과 말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인터넷 이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인터넷 공간에 올라온 글들은 최고 수준이 아니다. 정제돼 있거나 논리를 갖춘 글들이 많지 않다. 글이 갖는 함의(含意)도 찾기 어렵다. 결론부터 지으면 글이 글로써의 품격을 잃고 말을 닮아가고 있다.

대선 정국으로 돌입하면서 글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각종 인터넷 글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대부분 대선 후보들과 관련돼 생산된 비방 글들이다.

인터넷 글의 가장 큰 부작용은 익명성으로 인한 욕설이다. 얼굴을 마주할 일도 없고 실명을 공개해야 할 의무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서도 엄연히 지켜야 할 공중도덕이 있다.

다양한 인터넷 글들을 가장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네티즌들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문장이 조악하거나 사실성이 떨어지면 대부분 한두 줄 읽다 말곤 한다. 악성 댓글이 대표적이다. 악성 댓글의 특징은 글쓴이의 정신연령을 의심케 할 정도로 편파적이다. 문장 구성 또한 대부분 조악한 수준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네티즌들이 자신의 글이나 남의 글에 더 이상 정신적 수고를 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는 데 있다. 이런 태도는 결국 네티즌들의 생각까지 가볍게 할 수 있다. 정신적 수고와 긴장을 포기한 자리에는 맹목적 감상의 일방통행이 넘쳐날 수밖에 없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경청하는 인내력 역시 잃게 된다.

글은 용감하되 겸손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전염성과 전파성이 강한 인터넷 글은 더욱 그렇다. 사실과 논리의 뒷받침은 공감대 형성의 바탕이다. 언어학적으로 말하면 ‘시니피앙’과 ‘시니피에’가 함께 내재돼야 한다. 의미적으로 겸손함까지 갖출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사이버 공간이라고 해서 아무 글이나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소위 ‘인터넷 논객’으로 평가받으려면 논리력과 정보력, 표현력 등을 두루 갖춰야 가능하다. 인터넷은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열린 사이버 공간이다. 그렇지만 사실근거와 논리, 의미도 없이 잘난 척만 하고 오만하다면 금방 외면 받는 배척의 공간이기도 하다.

인터넷은 이제 열린사회로 가기 위한 통로가 됐다. 따라서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더 많은 자기성찰을 해야 그 곳에 도달할 수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도 스스로 내면화해야 가능하다. 이런 교양이 갖춰지지 않은 인터넷은 그저 혼란과 혼돈을 만들어 내는 장소일 뿐이다. 또한 가치 없는 글의 과잉에 의한 글의 나락에 머물 수밖에 없다.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지만 그릇을 쓸모 있게 만드는 것은 그릇 속의 빈 곳이다.”라는 노자의 말처럼 쓰임의 가치성과 효용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의 진정한 가치도 공간에 있다. 물론 선용과 악용은 공존한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의 진정한 효용성은 건전한 정보 교환 등 선용이 우월해질 때 창출된다.

내용 없는 생각은 공허하고 개념 없이 쓴 글은 맹목적이다. 따라서 글을 쓸 때는 주제를 명확히 파악하고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한 단락에 하나의 개념을 담고 각각의 단락이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글의 논리가 일관되게 연결될 수 있다.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감동까지 섞여 있다면 금상첨화다.

글은 사실성과 논리성이 간과되면 설득력을 잃게 된다. 혼란만 조장해 열린사회 창조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사담(私談)과 공론(公論)의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인터넷 공간이 자칫 대선정국에 휘말려 비난과 비방의 글이 난무하는 공간으로 전락하지 않길 소망한다.

/함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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