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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6.29 11:57: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허니문 히말라야

허니문 히말라야

한승주 (지은이) | 황소자리, 231쪽, 1만3천원

20여 일 동안 히말라야로 허니문을 떠난 부부가 있다.

수 년 전 광고 디자이너로 일하던 한 커리어우먼이 괴산 속리산 시골마을로 내려와 수더분한 아줌마가 돼 있다. 그녀는 현재 이 시골마을의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녀의 삶에 새로운 동행자가 된 남편은 우연히 한옥학교에 지원했다가 합격하는 바람에 목수가 돼 지금까지 한옥을 짓고 있다.

왜 두 사람은 하고많은 여행지를 놔두고 히말라야 산속으로 허니문을 떠났을까?

3년 전 경기도 수원에서 이사와 괴산군 청천면에 둥지를 튼 한승주(여·37)씨가 여행에세이 '허니문 히말라야'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한 부부의 신혼여행기이자 히말라야를 경험한 뒤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한 여성의 기록이다.

남편과 함께 떠난 독특한 신혼여행 이야기와 그로부터 5년 전 저자가 히말라야 주변 8개국을 홀로 여행한 이야기가 교차돼 펼쳐진다.

"광고회사 디자이너로 일할 때 서른 살이 되면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겠다며 3년 동안 여행 자금을 모았어요. 나이 서른에 접어들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유럽과 동남아를 여행했어요. 하지만 그때의 여행은 또 다른 여행에 대한 갈증만 키웠고, 그해 겨울 네팔을 시작으로 인도, 티베트, 파키스탄, 중국 등 히말라야 산맥을 시계 방향으로 도는 긴 여정에서 그곳 사람들에게 흠뻑 반하게 됐어요. 후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다시 히말라야로 신혼여행을 떠나게 됐고 이를 계기로 시골마을에 정착하게 됐어요"

지난 2003년 처음 히말라야를 여행한 그녀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최근 다시 히말라야로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이전의 추억의 장소와 최근의 감흥들이 교차되는 여행에세이다.

이 책을 펴낸 한씨는 "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그곳에서 삶이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을 함께 맞으려는 남편의 배려 덕분에 다시 히말라야로 신혼여행을 떠나게 됐다"며 "이는 나를 수더분한 시골아줌마로 바꾸는 계기가 됐고 지금은 이웃에 사는 아줌마들과 마을 도서관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천국 같은 도서관을 꿈꾸는 중이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 책에서 눈이 시릴 만큼 푸르고 싱싱한 그곳의 풍경과 함께, 5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진 두 차례의 히말라야 여행기를 담백하게 들려준다.

여행이 정신적 사치품이나 일회성 경험으로 소비되는 대신, 여행으로 현지의 삶을 만나고 그 만남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단정하면서도 감동적인 색채로 펼쳐진다.

그녀가 히말라야 산속에서 발견한 건 하찮고 쓸모없게 여기던 것들의 아름다움이다. 그 경이로운 경험을 추억 속에만 간직하는 대신 삶의 진로를 과감히 변경했고 지금은 잃어버렸던 '삶의 본능'을 즐겁게 찾아가는 중이라고 고백한다.

한씨는 앞으로 "마을 아이들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직접 그리고 싶은 꿈, 두 살 된 딸과 함께 언젠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나는 꿈을 간직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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